원주시의회 임시회 본회의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의원들간의 알력으로 20여분간 지연되는 촌극이 빚어졌다.

원주시의회는 지난 22일 오전11시 제153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예정된 시간까지 황보경 의장을 비롯한 일부 상임위원장과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아 개회가 지연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본회의장에 나와 있던 원창묵 시장을 비롯한 원주시 국·과장들은 속절없이 20여분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같은 시각 의원들은 의장실에서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던 '2011회계연도 원주시 결산검사위원 선임의 건'을 놓고 논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산검사위원은 원주시 소관 전년도 세입·세출예산 집행에 대한 지출의 적법성과 예산낭비 요인 등을 검사하는 역할을 맡는다. 시장이 추천한 1인과 의원 1인을 포함해 의장이 추천한 2인 등 모두 3인으로 구성된다. 보통 20여일 정도가 소요되기에 대부분 의원들이 결산검사위원을 맡길 꺼려해 그동안은 의장이 양해를 구해 지명한 의원이 결산검사위원을 맡아왔다는 게 의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이미 민주통합당 소속 A 의원이 황 의장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결산검사위원을 맡기로 내정돼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누리당 B 의원이 결산검사위원을 맡길 요구했고 '이미 내정돼 어렵다'는 답변에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6대 의회들어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결산검사위원을 계속 맡아 온 만큼 이번에는 새누리당 의원에게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갈등으로 확대된 것. 새누리당 소속 한 시의원은 "이미 내정됐다 하더라도 자진해서 맡기를 원하는 의원이 있다면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면서 "의장의 권한은 존중돼야 하겠지만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처리하면 자기 당 사람만 챙기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상국 운영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오는 29일 2차 본회의에서 결산검사위원을 선임하는 것으로 이날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의회 스스로 정한 회의 일정마저 미뤄두고 소속 정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힘 겨루기를 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