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원주 자신보육원에서 발생한 일이 세상에 드러나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신보육원은 40여명의 아동과 청소년의 양육·교육을 책임지는 아동 양육시설이다. 그러나 자신보육원 일부 직원은 생활지도라는 명목으로 보육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원생의 개인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여 임의 사용하였다.

이 사건을 바라보면서 2003년 성실정신요양원과 은혜 사랑의집, 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2010년 전북사랑원 등 사회복지법인 및 시설의 부정과 비리 그리고 인권침해는 잊을 만하면 발생하곤 하는 전국적으로 유사하고 광범위하며 보편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되지만 마치 자신들의 사적 소유물처럼 생각하고, 거주인(이용자)들의 인권은 집단생활에서의 통제라는 미명하에 하찮게 취급하는 현실, 반복되는 유사사건들을 견제할 기본적 법조차 정비되어 있는 않은 작금의 사태를 뭐라 이야기 할 것인가?

시설거주인에 대한 사회복지서비스의 부재와 방임·방치 등 사회복지법인 및 시설의 부정과 비리 그리고 인권침해 사건은 시설이 크든 작든, 어느 지역에 있든, 법인의 설립주체가 누구든 상관없이 비슷한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복지법인 및 시설의 부정과 비리 그리고 인권침해 문제를 일부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인면수심의 한 개인이나 법인 및 시설의 단순 사건으로 인식하여 '솎아내기식' 처방으로는 사회복지사업법이 지닌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결함과 제약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이로인해 제2의 '도가니'와 같은 인권침해사건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 생각한다.

사회복지법인 및 시설의 인권침해사건은 간접흡연의 피해와도 같다. 간접흡연은 담배연기를 간접적으로 흡입하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그리고 그 간접흡연에 노출된 자녀는 성인이 되어 흡연자가 될 확률이 95%나 된다고 한다.

보육원은 아이들에게 일시보호조치기관이자 국가가 가정에서 살 수 없는 상황의 아동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하게 거주할 곳을 마련해야 하는 책무에서 비롯된 곳이자 인간답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는 곳, 그리고 건강한 성인으로 자립하여 살 수 있는 것을 준비하고 지원하는 곳이다.

이 공간에서 니코틴에 찌들은 아이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삶을 살 수 있을까? 아이들을 건강한 시민으로 길러내는 것, 그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 몫이다.

2011년 12월에 동 사건이 신고접수 되었지만, 오늘까지 원주시는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폐쇄된 시설 속에서 아이들은 간접흡연과 같은 피해를 당하며 폭행에 대한 순응과 저항에 대한 저지 속에서 특수한 심리 상태를 경험하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자신의 어떠한 노력으로도 그 상황을 개선할 수 없을 것이라 믿게 되면서 폭행을 일삼는 권력을 순순히 인정해야 하고 그 상황을 개선하려는 시도 자체를 포기해 버리는 '학습된 무기력'이 생겼을 것이다. 아이들에게서 "선생님 경찰에 알리지 마세요. 그래봐야 소용없어요." 라는 절망의 목소리는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더 이상 아이들에게 희망을 버리지 않게 해야 한다. 더 이상 원주시는 관리감독기관으로서 책임을 방관하지 말아야 한다.

영화 <도가니>를 통해 우리 국민들은 이미 이런 유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 '전반적인 사회의식 개혁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너나없이 보여준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변화의 염원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사회복지계의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우리가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은 복지의 공공성과 투명성, 민주적 운영과 거주인의 인권, 자립생활과 사회통합을 기본으로 한 복지의 재설계이다.
잇따른 비리와 부정 그리고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모르는 재단에 대해 원주시에서는 시민대책위와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 모색으로 공동전수조사 실시를 시작으로 건강하고 체계적인 문제해결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