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하연(가명·20) 양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좌). 몸살림운동 건강교실에 참여한 탈북청소년들과 지역 어르신들(우).

박하연(가명·20) 양의 고향은 북한 청진이다. 가족과 함께 죽음을 무릅쓰고 자유를 찾아 남쪽을 택했다. 자유를 향하는 길은 쉽지 않았다. 북한과 중국 사이의 국경을 넘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해야 했고, 삼엄한 초소경비의 눈을 따돌려야 했다.

국경을 넘고도 불안한 생활은 계속됐다.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 북쪽 요원들의 감시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죽음이 교차하는 시간은 해를 거듭했고, 드디어 지난해 남쪽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박 양은 남한 정부에서 탈북자를 위해 마련한 여러 과정을 거치고 탈북청소년들의 생활·교육공동체인 셋넷학교 원주캠퍼스(교장: 박상영)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셋넷학교는 통일부 산하 비영리 민간단체로 전국에 5개밖에 없는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이다. 원주캠퍼스는 작년 10월 판부면 서곡리에서 개소했다.

지난 7일은 박 양과 더불어 같은 또래인 탈북청소년 6명에게 있어 매우 뜻 깊은 날이었다. (사)몸살림운동협회 원주지부(지부장: 김석배)가 주관하고 판부문화의 집(관장: 송진호)이 마련한 '몸살림운동 건강교실'에 참여하게 된 것.

몸살림운동은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여유를 찾을 수 있고,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웃을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된다'는 취지로 전국에 보급된 운동이다. 셋넷학교 탈북청소년 6명에게 몸살림운동보다 더욱 뜻깊은 것은 판부면 어르신 13명과 몸살림운동을 통해 함께 어울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탈북청소년들은 어르신들에게 안마를 해주고, 손녀·손자처럼 재롱을 피웠다. 어르신들은 손을 맞잡은 채 눈물을 글썽이며 등을 토닥여 주었다. 몸살림운동으로 관내 어르신과 탈북청소년들이 '하나'가 된 시간이었다.

셋넷학교 박상영 교장은 "자리를 마련해 준 판부문화의 집과 행사를 진행해준 (사)몸살림운동협회 원주지부에게 감사드린다"며 "원주는 농촌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탈북자들이 성장했던 북쪽의 자연적·환경적 문화와 비슷해 탈북청소년들이 남한사회의 체제를 익히고 학습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며 "지역주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내 어르신과 셋넷학교 탈북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몸살림운동 건강교실'은 오는 5월 26일까지 매주 수요일 판부문화의 집에서 진행되며 참가비는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