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장소, 판부면서 명륜2동 변경 영향
시민 경각심 일깨워 긍정적 효과로 작용

원주기상대가 관측한 1973년∼1982년의 연평균 평균기온은 10.3℃였다. 그런데 2001년∼2010년 연평균 평균기온은 11.9℃로 지난 38년간 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온난화로 인한 원주의 기후변화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인식됐다.

지난 100년간 한반도 기온이 1.8℃ 상승한 반면 원주는 38년 만에 1.6℃ 상승했기 때문이었다. 원주가 분지 지형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과 비교해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됐다거나 개발로 인한 녹지대 감소의 영향 때문이라는 등 여러 가설이 제기됐다.

그러나 기온을 측정한 위치가 변경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주기상대는 1970년 춘천측후소 원성분실로 판부면사무소에 처음 설치됐다. 명륜동 현 청사 부지로는 1986년 이전했으며, 현 청사는 1991년 신축했다. 1986년을 기점으로 이전에는 판부면사무소에서 기온을 측정했고, 이후에는 현 청사에서 측정했기 때문에 온도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원주기상대 관계자는 "언론에서 온난화 기사를 보도할 때 원주를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곳으로 지목하는데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70∼80년대 판부면사무소 주변은 허허벌판이었고, 현 원주기상대는 도심 한복판이기 때문에 측정온도의 차이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과적으론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선 시민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점이다. 원주시는 기후변화에 대처할 전담부서를 신설했고, 기후변화대응위원회를 구성해 지역차원의 기후변화대응 전략을 모색했다.

전국에서 4번째로 환경부와 기후변화대응 시범도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부권 기후변화 체험관을 원주시가 유치하게 된 데도 원주의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따라 내년 준공을 목표로 행구동에 기후변화대응 교육연구센터와 체험홍보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한편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기상청 등 정부 8개 부처가 작성한 '기후변화의 새로운 양상과 기본대응방향' 보고서에 의하면 향후 10년간 우리나라의 기후변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100년간 한반도 평균기온은 1.8℃ 상승했으나 2020년에는 최대 1.5℃, 2050년에는 최대 3.7℃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인해 폭염, 열대야, 집중호우와 같은 극한 기상현상도 2050년에는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