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동 고속버스터미널 옆에 원주시가 설치한 분수대가 언젠가는 언론의 도마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지난주 원주투데이 신문에 분수대 기사가 실린 것을 보고 마침내 올 게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

장미를 형상화 한 분수대를 보며 이렇게밖에 만들 수 없나 하고 한심하게 느꼈다. 그런데 어느날 분수대가 사라져 의아해하고 있었는데, 원주시가 다시 설치하기 위해 철거했다는 신문보도를 보게 된 것이었다. 예술분야에 문외한이기는 하지만 보통의 원주시민으로서 내가 봤을 때도 정말 이상한 모양새에 이상한 색깔이었다.

다시 설치하는데 1천만원이 더 든다고 하니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 추가로 투입되는 1천만원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주시 공무원들은 행정의 실수라고 항변할 수는 있겠다. 행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을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 그러나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출퇴근길에 오가면서 공사하는 과정을 지켜봤는데 비닐하우스를 치고 그 안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동절기에는 공사를 하지 않는 게 원칙인데 분수대 공사를 꼭 그렇게 서둘러야 했을까? 비닐하우스를 치고 공사를 할 정도면 시급을 다투는 공사여야 하는데, 분수대 설치는 시급을 다투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

장미 모양을 결정한 과정이나 색깔을 결정한 과정도 틀림없이 서둘렀기 때문에 이같은 졸작이 나온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분수대 24개를 더 만든다고 하는데 숫자를 줄여서라도 꼼꼼하게 되짚어 장미 분수대 같은 졸작은 나오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