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복숭아 판부작목회 회원 A 씨는 지난해 판부면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 복숭아를 납품하고 4.5kg 한 상자당 1만8천원을 받았지만 수수료로 5천원 정도가 빠져나가 실제 손에 쥔 건 1만3천원이었다. 농산물도매시장에 납품하는 것에 비해 납품단가는 2천원 정도 더 받았지만 수수료를 제하고 나니 오히려 수입이 감소한 것.

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관내에서 생산되는 치악산복숭아와 치악산배 등을 선별해 강원농협 연합판매사업단에 보내고, 연합판매사업단은 전국 대형마트나 농협 도매사업단에 납품해 농가소득에 도움을 주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원주시와 판부농협이 11억2천700만원을 들여 건립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로 도매시장에 납품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운영 주체인 판부농협에 따르면 치악산 복숭아 4.5kg 한 상자 출하시 공제 수수료는 경락수수료 690원, 유통센터 직원 임금을 포함한 공선작업비 2천250원, 연합사업단 수수료 267원, 전기세 등의 공선운영수수료 533원, 박스당 운송비 580원 등 모두 4천320원이다. 농산물 도매시장에 과실을 납품할 경우 수수료 비용이 700~800원 선인 것과 비교해 지나치게 높다.

판부농협 관계자는 "공제수수료는 고정비용이 포함돼 있고 최저운영 비용이기 때문에 감면은 어렵다"며 "농가들이 이익을 보려면 산지유통센터가 안정될 때 까지 지자체가 수수료 감면에 노력해야 하고, 출하처도 가락공판장이나 일반 청과물시장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 납품해 높은 가격에 파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산지유통센터를 통해 치악산복숭아가 수취된 곳은 이마트 38.2%, 농협도매사업단 21.5%, 가락공판장 14.1%, 강서청과 19.9%, 판부하나로마트 6.3%였다.

A 씨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처리능력 한계로 판부면 지역 농가들조차 모두 이용할 수 없다"며 "수수료 문제나 출하처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농산물도매시장을 이용할 수 밖에 없어 산지유통센터는 기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다니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