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연극제 기간 중 연극을 보기 위해 줄을 서있는 시민들.

1. 전국연극제 성공 개최…전국 연극계가 놀랐다

올해 6월은 제29회 전국연극제의 열기로 뜨거웠다. 이번 연극제에는 15개 광역시·도 예선을 거쳐 엄선된 15개 작품이 무대에 올려졌고, 전국에서 모여든 연극인만 1천500여명에 달했다.

러시아 예르몰르 브이 극장 등 해외초청작까지 가세했다. 지역 예술인들은 소극장에서 '푸른원주 페스티벌'을 열어 원주 연극을 전국에 알리고 소극장 활성화에 기여했으며, 중앙로 문화의 거리 일원에서 '길거리 페스티벌' '우덜 얼굴 사진전' 등 다채로운 행사를 선보이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전국연극제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우며 화제가 됐다. 지난 6월 3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된 전국연극제는 3만8천여명의 관객이 관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수준 높은 연극을 볼 기회가 많지 않았던 시민들은  매 공연마다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러한 열기 덕분에 전국연극제 사상 처음으로 입장수익을 남기는 연극제로 기록됐다. 유료공연 관람객 2만7천명 중 순수티켓 판매율은 70%에 달했으며, 좌석 착석율도 90%를 웃돌았다.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전석 유료화를 추진한 것도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프리티켓을 포함, 1만1천49매를 판매해 4천829만8천원의 수익을 올렸고 티켓판매 수수료, 이벤트 행사 진행비 등을 제외해도 4천272만원이 남았다.

전국연극제 성공 개최는 원주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는 물론 침체됐던 지역연극계에 활기를 불어 넣어 줬다. 박동식 기자 

2. 원일로·평원로 일방통행…지하차도 개통

지난 7월 1일은 매우 역사적인 날이었다. 오전6시를 기해 원일로와 평원로가 일방통행으로 전환된 것. 원일로·평원로 일방통행은 10여년 전부터 제기돼 왔고 원주시가 지난 2006년 실시한 교통개선 연구용역에서도 최적안으로 제시됐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그러나 원창묵 시장 취임 1년 만에 전격 실행된 것이다.

원 시장은 일산동을 비롯한 구 도심을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면 침체된 구 도심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앙로 문화의거리 조성후 상권이 눈에 띄게 회복된 예도 있다.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차도를 줄여야 하는데 때마침 경찰청이 공모한 교통선진화사업 시범도시에 원주시가 선정된 상태여서 국비를 지원받아 일방통행을 추진할 수 있었다.

원주시는 일방통행으로 전환하는 김에 지중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구 도심 일대의 전봇대를 모두 없애고, 전선을 지하로 매설하는 사업으로, 사업이 완료되면 도시미관이 눈에 띄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5월 단계동 종합청사 사거리에 지하차도가 개통한 것도 큰 변화였다. 원주의 첫 지하차도였지만 기대 만큼은 교통소통 효과가 발휘되지 않아 한동안 효과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3.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원주발전 날개 달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원주 발전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 올렸다. 도내 최대 규모 도시인데다 인천공항이나 서울에서 평창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원주를 거쳐가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평창을 중심으로 배후도시인 원주와의 연계성을 높이는 교통망 확충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SOC(사회간접자본) 확충에 따른 수혜를 원주가 고스란히 누리게 됐다. 우선 제2영동고속도로가 지난달 착공했다. 자금난으로 2년간 표류했으나 동계올림픽 유치로 급진전된 셈이다.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에서 가현동까지 56.95㎞ 구간에 왕복 4차로 고속도로가 2016년 11월 개통되면 서울∼원주의 소요시간이 1시간22분에서 54분으로 단축된다. 영동고속도로의 만성적인 지·정체 해소는 물론 물류비용 절감,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2015년 전 착공하기로 결정된 수도권전철 원주 연장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또한 원주∼강릉간 복선철도가 동계올림픽 개최시점에 맞춰 시속 250㎞ 고속철도망을 갖추게 된다. 수도권전철이 원주까지 연장되면 원주∼강릉 복선전철과 연결되기 때문에 인천공항∼서울 강남∼원주∼강릉에 이르는 철도축이 형성된다. 이로인해 원주시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건설과 화훼특화단지 조성사업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상용 기자

4. 비오톱지도 등장…민원 폭주

원주시가 제작한 도시생태현황(비오톱)지도는 단일 사안으로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하는 기록을 세웠다. 비오톱지도에 대한 이의신청은 약 900건에 3천300여 필지에 달했다.

대부분 Ⅱ등급을 받은 토지주들이 등급을 하향해 달라고 제기한 민원이다. 개발과 보존이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생태도시 건설의 지표로 활용하겠다는 게 원주시의 의도였지만 Ⅱ등급을 받은 주민들은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원주시 도시계획조례에 비오톱지도가 등장한 건 지난 2003년이었다. 당시 원주시는 정부의 표준안을 근거로 조례를 제정하면서 비오톱지도를 활용한 개발행위허가 제한을 명시했다. 그런데 막상 적용하려고 보니 민원이 폭주했고, 급기야 비오톱지도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개정조례안이 발의되기에 이르렀다. 조인식·이병규 시의원이 입법발의한 개정조례안은 Ⅱ등급을 아예 없앴다. Ⅱ등급이 전체 토지의 41.2%를 차지하기 때문에 Ⅱ등급을 삭제하면 사실상 개발행위허가를 제한하는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어서 찬반 논란이 치열했다.

본회의에서 개정조례안이 부결되긴 했지만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비오톱지도를 둘러싼 논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상당수 지역에서 비오톱지도의 오류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점도 논란의 불씨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주시는 재조사를 실시해 등급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상용 기자

5. 다이내믹 페스티벌 뜨거운 논란

지난 10월 13일부터 4일간 펼쳐진 '군(軍)과 함께하는 다이내믹 원주페스티벌'은 12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과 원주시 행정력을 집중 투입하고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지 못했다. 군과 민이 함께 하는 축제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했고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이 단순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준비기간이 짧다보니 축제 운영이 전반적으로 부실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예정된 야외행사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관람객들이 혼란을 겪은 것은 물론, 야외무대가 돌풍에 넘어지면서 인명사고가 발생하는 등 크고작은 사건 사고도 부정적인 평가에 한 몫을 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원주판타지나 원주하모니 등 핵심 공연들은 완성도와 정체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그나마 거리페스티벌은 주민참여형 축제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따뚜를 폐지하고 만든 축제여서 시민 공감대 형성이 중요했지만 시민들을 설득하기 보다는 밀어 붙인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시민 참여형 축제와 외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평가용역을 맡은 강원발전연구원에 따르면 방문객 중 93.6%가 내지인이었고 1인당 지출비용도 1만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예산낭비를 이유로 폐지한 원주따뚜와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원주시는 다이내믹 원주페스티벌을 강원도와 제1야전군사령부가 공동 주최하는 방안으로 방향전환을 모색 중이다.  김민호 기자

▲ 지정폐기물 매립장 조성 반대집회를 하고 있는 지정면 주민들.

6. 여산골프장·폐기물매립장 중단…시민의 힘 과시

대대손손 고향에서 터를 일구고 살아온 지역주민들이 화가 났다. 대부분 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농기구를 팽개치고 현수막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수년 동안 논란이 됐던 여산골프장 조성사업과 지정면 보통리 지정폐기물매립장, 소초면 의관리 의료폐기물소각시설 조성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1년내내 이어졌다. 지역주민,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여산골프장 반대대책위는 지난 2008년부터 4년 동안 사업취소를 외쳐왔다. 끈질긴 노력으로 2007년 당시 입목축적조사의 문제점을 밝혀냈고, 원주시도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원주시는 현재 강원도와 산림청에 산지전용 협의 및 도시관리계획 시설 결정 취소를 요청한 상태다.

1년 가까이 지역주민들의 원성을 산 지정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은 사실상 무산됐다. 사업자측에서 지난 2일 허가기관인 원주지방환경청에 '자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을 뿐만 아니라 건설폐기물 불법매립 의혹이 더해져 큰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 측은 지난 6일 주민들을 만나 "미안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까지 전하는 등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한 사업자가 소초면 의관리에 조성하려던 전국단위 의료폐기물을 처리하는 의료폐기물소각시설 조성사업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사업계획을 여러번 제출했으나 번번이 허가기관에 반려되면서 사업추진이 어려운 상태다.  박동식 기자

7. 선거구 분구·혁신도시 원안 이전 '한 목소리'

올해 하반기 원주는 유난히 사회단체들의 결속이 두드러졌다. 국회의원 선거구 분구와 혁신도시 원안이전 등 굵직한 지역 현안에 시민사회가 뜻을 함께하고 범시민 서명운동과 토론회, 궐기대회, 릴레이 1인시위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 지역의 민심을 전파하며 일정부분 긍정적인 성과를 이루어냈다.

'원주시 국회의원 2명 선출을 위한 추진위원회(위원장: 황보경 시의회의장)'를 중심으로 9월 한달간 펼쳐진 범시민 서명운동에는 20개 기관 사회단체, 대학 등이 참여해 시민들의 참여열기를 주도했다. 당초 5만명을 목표했던 서명운동에는 6만5천여명이 동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축소이전 의혹이 제기되면서 촉발된 성난 지역 민심은 '원주시 혁신도시 범시민대책위원회(위원장: 원경묵 번영회장)'로 모아졌다. 원주시번영회를 비롯한 100여개 기관·시민단체들은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13개 공공기관의 완전 이전이 실현될 때까지 공동 대응하겠다"고 천명하고, 범시민 궐기대회와 서명운동을 통해 이전 기관과 정부를 압박했다. 그 결과 국과수로부터 당초 승인받은 170명 전원이 원주로 이전한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석탄공사 기공식에 이어 지난 20일에는 원주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중 국과수가 가장 먼저 착공식을 갖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김민호 기자

8. 태장2지구·무실4지구 택지개발 결국 취소

한국토지주택공사가(이하: LH공사)가 수 차례 약속했던 태장2지구와 무실4지구 택지개발사업이 결국 취소돼 지역주민에게재산상, 정신적 피해를 안겼다.

지난 2005년부터 추진됐던 태장2지구는 LH공사가 1/3로 축소한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하게 됐고, 2009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됐던 무실4지구는 없던 일이 돼버렸다. 두 지구 모두 보상 절차만 남겨두고 있던 상태였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LH공사는 주민들에게 전국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부동산 경기와 LH공사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인해 태장2지구, 무실4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힘들다고 밝힌 뒤 택지개발 사업 취소 및 5년 연기 뒤 사업성 판단 후 추진 결정이라는 두 가지 안 중에서 하나만 결정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태장2지구 주민들은 택지개발 취소 찬성에 57표를 던졌고 반대표는 3표였다. 무실4지구는 두 차례 주민설명회를 거쳐 일부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취소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끌어오던 택지개발 사업이 취소됐지만 보상은 아직까지 구체화 된 것이 없다. LH공사는 관련법에 의거 보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이 직접 재산상 피해를 증명해야 하고 택지개발 취소에 따른 보상 전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주민들이 받게 될 보상은 없거나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다니엘 기자

▲ 나가사끼를 생산하고 있는 삼양식품 원주공장.

9. 삼양식품 나가사끼 짬뽕 인기 폭발

올 한해 지역경제계에서는 훈훈한 소식이 들려왔다. 삼양식품(주) 원주공장에서 생산하는 나가사끼 짬뽕이 지역경제에 훈풍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하얀 국물에 칼칼한 매운맛을 자랑하는 나가사끼 짬뽕은 7월말 출시해 8월 300만개, 9월 900만개, 10월 1천400만개, 11월 1천700만개가 팔렸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농심 신라면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라면업계 부동의 1위였던 신라면의 입지를 흔들리게 할 정도로 라면시장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했다. 삼양식품(주)이 생산하는 나가사끼 짬뽕은 전국을 통틀어 원주공장에서만 생산된다.

이 때문에 나가사끼 짬뽕의 인기가 상승할수록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양라면 30개입 1박스가 판매될 때마다 200원을 적립해 천사운동 후원금으로 적립하고 있는데다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신규직원을 100명 넘게 채용했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주) Food R&d Center 전영일 소장은 "직원들 모두 야근에 특근까지 하고 있어 몸은 녹초가 될 지경이지만 모처럼 인기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원주공장 분위기를 전했다. 나가사끼 짬뽕 출시 전에는 12개 라면 생산라인 중 일부만 가동했지만 지금은 생산라인을 증설해야할 상황이고 추가고용도 예상되고 있다. 보통 한 개 생산 라인당 30명의 생산직이 필요하다. 본지 보도 이후 지역 내 반응은 뜨거웠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상에서는 "라면 하나에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 줄 몰랐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적극 권해 향토기업을 적극 돕겠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최다니엘 기자

▲ 구제역으로 살처분한 가축을 위해 위령제를 지내는 농민들.

10. 축산농가 구제역 충격 딛고 일어섰다

작년 12월 22일 문막읍 취병리에서 처음으로 발병한 구제역은 이후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원주의 양돈기반을 붕괴 위기까지 몰고갔다. 양돈농가 61호 중 38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돼지 8만8천763마리 중 87.3%인 7만7천558마리를 살처분 했다.

다행히 소는 910호의 농가 중 39농가에서 발생했으며, 1만5천853마리 중 7.9%인 1천263마리를 살처분 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치악산한우 브랜드사업이 탄력을 받던 시점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이밖에 사슴 61마리, 염소 136마리 등 모두 7만9천18마리가 살처분 됐으며, 피해농가에는 250여억원의 보상금이 지급됐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구제역 전파경로에 관한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주는 사료차량에 의해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으로 추정됐다. 경북 안동에서 최초로 발생해 경기 북부를 거쳐 강원도에 전파됐으며, 도내 여러 시군으로 구제역이 퍼진 원인은 횡성에 있는 공장에서 제조된 사료의 배송차량에 의한 전파로 추정된다는 게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설명이었다.

구제역이 잠잠해진 이후에는 살처분 매몰지가 문제가 됐다. 매몰지 지반이 약해지면서 침출수가 유출돼 지하수 오염이나 악취발생 등 제2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한 구제역 피해농가와 살처분에 참여한 공무원들의 스트레스와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상담실이 운영되기도 했다.

구제역은 다행히 2월말을 기점으로 더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축산농가들은 슬픔을 딛고 재입식 등 재기노력을 기울여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