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어디서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구재단 복귀를 저지하려는 교수, 교직원, 학생 등을 강력하게 징계하는 '학교법인 상지학원 정상화 방안'이라는 문건이 만들어진 것은 80년대에도 생각할 수 없었던 일

지난달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개정된 개방이사추천위원회 정관 때문에 학교 구성원들이 우려하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요.
개방이사추천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사학비리근절을 위해 이사회 일부를 외부인으로 구성하도록 되어 있는 사립학교법에 따라 개방이사를 추천하는 위원회입니다.

그동안 위원회는 상지대(3명), 상지영서대(1명), 상지대관령고교(1명). 대학법인(2명), 총동문회(1명), 상지학원발전기금재단(1명)에서 추천한 9명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총동문회와 상지학원발전기금재단 추천을 없애고 대학법인에서 4명을 추천하도록 개정한 것입니다.

문제는 겉으로 보면 과반수이상인 5명이 학교구성원 추천자로 보이지만 상지영서대와 상지대관령고교가 구재단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9명 중 3명만 구성원 추천자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위원회 구성 방식 개정에 우려하는 이유는 내년 8월 말 교과부 추천 임시이사 임기가 끝나면 구재단 측 추천자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9명 이사 중 구 재단 측 이사가 4명인데 1명이 추가되면 구재단이 이사회를 좌지우지 하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정관 개정에 앞서 구성원과의 논의는 없었는지, 무효화를 주장하는데 가능한가요.
지난 11월 이사장 요청으로 열린 교수 간담회에서 정관 개정 반대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했습니다. 또한 정관 개정이 어떻게 통과 됐는지는 조사해 봐야 하지만 이사 중 한 명이 비밀투표로 통과 됐다고 전해왔습니다. 현재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중인데 어떤 조항이 개정됐는지, 적법한 절차로 개정됐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교과부에도 개정안을 승인하지 말 것을 요구할 예정입니다. 교수 및 구성원들은 무효화 투쟁을 결의했습니다.
　
최근 '학교법인 상지학원 정상화 방안'이라는 제목의 내부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확산됐는데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누가 작성했는지,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제안요지에는 상지학원 갈등을 해소시킬 협의체를 법인이사회 산하 기구로 조직하는데 구성원은 이사회 이사, 상지대, 상지영서대, 한방병원, 상지대관령고교에서 추천하는 인사로 하되 특정단체에 가입된 인사는 배제한다고 명시했어요.

특정단체는 곧 직원노조, 교수협의회 등을 말하는거죠. 또 이사회를 음해하는 외부세력은 형사고발 등 강력 대응하고, 학교 정상화를 방해하는 내부 세력은 징계 처분한다고 적었습니다. 항목을 보면 교수는 재임용 시 불이익, 정년보장 박탈, 승진 제한, 직원은 승진제한, 주요부서 배제 등, 학생은 정학처분 등, 총장 및 부총장은 연대 책임을 물어 직위해제 등 강력대응이라고 표기돼 있어요.

'교수 정년보장 박탈'이라는 법이 어디 있으며, 교수와 학생, 직원은 물론 총장과 부총장 직위까지 강제로 내몰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현실적으로 이런 표현과 제안 자체는 80년대에도 논의되기 어려운 항목인데 현시대에 대학 법인사무국에서 이런 문건이 만들어진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정이사 선임이후 오히려 혼란이 가중된 것으로 보여 안타깝습니다. 비대위에서 생각하고 있는 상지대 정상화를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인가요?
혼란이 커지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사분위가 우리학교 이사회 9명 중 5명을 구 재단측에 내 주는 결정을 내린 것은 학교를 정상화 시킨 것이 아니라 그동안 임시이사 체제에서도 우리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안정화 시켜온 것을 다시 뒤흔들어 놓은 것입니다. 사분위의 그 결정부터 잘못된 것이며, 게다가 김문기 전 이사장은 과거 사학 비리만이 아니라 올해에도 불법정치자금 제공 및 상호저축은행 비리와 연루돼 횡령 및 배임 혐의가 드러난 바 있습니다. 구 재단이 퇴진해야 정상화가 가능합니다.
　
지난 기자회견에서 교수 등 학교 구성원 불법사찰에 대해 지적한 바 있는데 무슨 얘긴가요?
법인사무국 보관 자료 중 교수와 직원만 입장이 가능한 학교 인트라넷 여론광장에 올린 글을 모아 정리한 것들이 있었어요. 교수의 이름과 내용을 요약해 모아두었고, 구 재단 측에서 비대위의 활동을 촬영한 사진 자료들도 있습니다. 불법사찰이란 꼭 몰래 침입해 감시하는 것만이 아니라 개인의 공개 된 자료라도 특정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모으면 불법사찰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자료들을 왜 법인사무국에서 보관하고 있냐는 것입니다.

정관 개정 반대를 위해 지난번 제201차 이사회장에 들어간 비대위를 고발한 것도 이해할 수 없어요. 이사회를 비롯한 법인사무국이 구성원을 고발하는 게 올바른 태도인지, 구 재단 측 목소리를 들어 구성원을 고발하고 사찰하는 게 법인사무국의 업무냐는 말입니다. 법인사무국은 학교 정상화를 돕는 역할을 해야 마땅하지만 발전을 위해 기여하거나 도움을 준 것도 없습니다. 이제 기만적인 이사회를 인정하지 않기로 하고, 구 재단 측 이사를 포함한 이사회의 태도가 얼마나 잘못 됐는지 밝힐 생각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신지?
앞서 말했던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정관 개정안 문제를 조사하고, 학교 구성원과 원주시민범대위 등 원주지역사회와 힘을 모아 구재단 복귀 움직임을 봉쇄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우리는 정상적인, 민주적인 이사회가 구성되는 것을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첫째, 법적 투쟁을 벌일 것입니다. 이달 중 사분위 해체에 대한 헌법소원에 들어갈 예정이고, 받아들여진다면 사분위가 정한 모든 이사회는 무효화 될 것입니다. 둘째, 사분위 청문회가 연기되고 있는데 내년 총선에서 쟁점화 시켜 사분위가 폐지되도록 할 예정입니다. 셋째, 국내 비리재단이 복귀한 30여개 학교가 모인 '사학비리국민행동'과 사분위 폐지, 사학비리 척결, 비리재단 퇴진 등 공동투쟁을 벌일 것입니다. 넷째, 강원도 지역사회와 함께 학교를 지킬 수 있도록 상지대 구 재단 복귀 문제를 지역사회 현안으로 드러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