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접어들었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은 올겨울 추위를 또 어떻게 이길지 걱정이 깊어진다. 그래서인지 어느 때보다 봉사와 후원이 늘어나는 시기다. 문득 봉사자들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봉사할까.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아쉬운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복지시설을 통해 후원을 하겠다고 찾아왔던 봉사자가 얼마 후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홍보해 주지 않은 것에 대해 전화로 항의해 왔다는 이야기였다. 어처구니없지만 그는 어디에 사는 이웃에게 어떻게 쓰여졌는가는 궁금하지 않았다. '내가 했다'는 것이 그에게는 중요했다.

솔직히 말해 이런 얘기들은 너무나 '일반적인' 얘기가 돼 버렸고, 심지어 '이해되는' 얘기로 들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어찌됐든 후원을 했다는 것은 좋은 일이고, 그래서 누군가 도움을 얻었겠지만 '내가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면 그것은 수차례가 되도 봉사는 아닐 것이다. 자기를 내세우는 수단으로 사회봉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수혜자가 알게 된다면, 그래도 그 도움이 정말 반가울까? 아니, 너무 안타깝게도 그래도 반가운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감정을 앞세우는 것도 무의미할 만큼 힘겹게 하루를 이기고 있기 때문이다.

어딘가에서 자산를 감추고 남몰래 봉사하는 성실한 희생자도 참 많다. 그들은 모두 수혜자에게 '고맙다'고 고백한다. 그들이 느끼는 감정은 자기만족도, 뿌듯함도 아니다. 그저 작은 것이라도 나눌 수 있는 게 있어 마음이 풍족한 것에 고마움을 가질 뿐이다.

누군가 오늘도 다행히 연탄 몇 장을 땠고, 밥 한 끼를 해결했다고 해서 우리 사회가 따뜻해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왜 이런 일을 하는가' 자신에게 질문해봤으면 한다. 진정성으로 행하는 봉사가 이어진다면 후원받은 연탄으로 지펴진 방바닥 보다 마음이 더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