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공동주택 도시가스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송기헌, 이하 대책위)는 지난 11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가스 정압기 무단점유에 대한 비용환수와 정압기 철거 및 이전을 주장했다. 정압기는 중고압의 도시가스를 저압의 가정용으로 변환시켜주는 장치로 지역정압기는 공동주택과 주변 반경 2km를 기준으로 2천~3천세대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대책위는 "관내 공동주택 내에 지역정압기 64개가 있고, 이 정압기들은 지난 20여년 동안 아파트 부지를 무단점유했다"며 "아파트 부지는 분양가에 포함돼 있고, 정압기가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당 기간에 대한 점유 비용을 도시가스사가 입주민들에게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10여년 전 남부시장 앞 A아파트에서 정압기 폭발 사건이 일어난 것과 관련해 "당시에는 아파트 주차장 부지에서 폭발해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면서도 "만일 정압기 폭발로 인해 아파트 붕괴 사고가 일어난다면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공동주택에 설치된 정압기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마땅히 설치되어 있어야 할 안전펜스 조차도 미비한 곳이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내에 설치된 도시가스 정압기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을 요구했으며, 차후 이와 관련한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책위는 원주시에 무단점유 정압시설에 대한 현황과 건축법 위반 여부, 건축법 위반 시 행정조치, 정압기 주변 안전시설 실태파악 요구 등에 대한 공개질의서도 제출했다.

이에 대해 참빛원주도시가스 관계자는 "아파트 신축의 경우 건설회사에서 동의를 받고 연료전환의 경우도 주민들과 협의 후 정압기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며 "임대료에 대한 부분은 그 동안 원주시에 납부한 금액만큼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정압기 철거 및 이전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정압기 안전에 대해서도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제1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돼 있어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