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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2. 스위스 커뮤니티 비즈니스
자생적 지역커뮤니티 성공사례
2011년 11월 21일 (월)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
   
▲ 숫자 11이 4번 겹친 2011년 11월 11일 11시에 프라우엔펠트에서는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즐기는 지역축제가 개최됐다.

스위스 정부는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지역간 불균형 해소와 지역투자 증대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역혁신프로그램인 '레지오 플러스(Regio Plus)'를 추진했다. 낙후지역 개발을 위한 EU 구조개선 프로그램의 스위스 판이라고 할 수 있다. 레지오 플러스는 민관이 연합한 추진단을 만들고, 지역에서 결정한 사업을 중앙정부가 지원해 주는 방식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연방정부 차원에서 대학교수, 법률가, 마케팅 전문가 등 각계인사 98명으로 인력풀을 구성하고 지역의 참신한 프로젝트에 대해 자문을 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스위스 정부는 2007년 7월까지 레지오 플러스 사업에 모두 5천700만 달러를 투입했으며, 전체 99개 프로젝트가 거의 완료됐다. 이 프로젝트로 스위스 국토의 80%가 구조변화를 하고 있으며 농가 인구도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이 스위스 정부의 분석이다.

글 싣는 차례

1. 순천시와 완주군에서 배운다
2. 스위스 커뮤니티 비즈니스
3. 이탈리아 커뮤니티 비즈니스
4. '원주 마을기업' 만들자

   
▲ 신호등을 없애고 로터리를 설치해 절전효과를 거두고 있다.

취리히 북동쪽 투르가우주의 주도

프라우엔펠트(Frauenfeld)는 스위스 북부 취리히 북동쪽에 있는 투르가우(Thurau) 주의 주도로 인구는 5만2천명이다. 1246년 라이헤나우 수도원장과 퀴부르크 백작이 함께 도시를 세웠다는 기록으로 역사에 처음 등장했다. 1264년에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왕가의 지배를 받았으나 1460년 스위스 연방이 점령했으며, 1712년에서 1798년까지는 스위스연방 의회가 자리 잡았던 역사적 도시이다.

프라우엔펠트 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하이테크산업도 발달돼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을 끼고 있는 보덴호 중 가장 긴 곳이 72km, 폭 14km이며 이는 농업을 하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 또한 2000년 전에 빙하지역이었던 이 지역은 기온이 올라가면서 땅들이 고스란이 가라앉아서 호수가 되어 수량이 풍부하고 땅 자체도 비옥하게 되었다. 보덴세의 호수는 상수원으로 이용되는 곳이다.

지리적으로는 유럽의 중심지여서 동서남북으로 교통조건이 좋다. 이런 환경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외국으로 수출되고 있고 지역 주민의 훌륭한 소득원이 되고 있다. 수출하는 생산물은 고품질이어야만 가능하다.
 
매력적인 도시, 프라우엔펠트

경제적으로 가장 강한 지역, 고도의 삶의 질, 이지역을 가장 매력적인 경제활동 공간으로 자리 매김하자는 것이 이 레지오 플러스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조직체계는 16개 면단위가 24개로 세분화 되는데 개마인데라고 칭한다. 행정구역에 치중하지 않고, 동질성 내지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조직을 갖췄다.

공동으로 연합하여 프라우엔펠트 지역마케팅연합 (Kooperatives Regional market-ing fuer die Regio Frauenfeld)이라는 민관협력 조직을 결성하고 레지오 플러스를 추진했다.

스위스 게마인데들은 지방자치의 전통이 강해 그동안 연계 협력에 잘 나서지 않았으나, 프라우엔펠트는 공동발전체계를 구축해서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추진체계를 연합조직으로 구성한 것이다. 레지오 플러스의 가장 큰 목적은 경제적으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내외적으로 기업과 관광객에 이 도시를 매력적인 곳으로 인식시켜 경제를 끌어들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상권 활성화를 통한 산업의 진흥 ▷지역의 어메니티를 활용한 관광 자원 발굴 ▷자연과 어울리는 경관 및 건축 리모델링 등을 주요 추진 목표로 삼았다.
 
프라우엔펠트 레지오 플러스 사업내용

레지오 플러스는 이지역의 농업활동을 촉진시키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중의 하나다. 이 프로젝트는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고 이 지역에서 새롭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이것을 지방정부에 신청하여 승인하면 연방 정부에서 시행한다.

프라우엔펠트의 레지오 프로젝트는 지역활성화를 위한 종합계획의 성격을 띠고 있어 특화된 품목 1~2개를 집중적으로 육성했던 신활력사업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지역경제와 관련된 모든 분야를 망라해서 사업계획을 세우고 임시조직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 교육, 이미지 마케팅, 축구장 건설, 관광산업육성, 교통시설 확충, 철도 증설, 상수원 확보, 농산물 마케팅, 주택정책, 노인·아동·실업자 보호, 인력양성 등에 대해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레지오 플러스 프로젝트를 기획한 사람들은 시내 중심지에 대한 강력한 지원정책을 펼치면서도 도시와 지방간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이 지역 전체에 새로운 경제적 활기를 불어넣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들은 지역산업구조를 면밀히 분석한 뒤 지역 연계가 가능한 사업으로 개별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프로젝트의 범위는 수영장 이용카드 발급에서부터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독일어 코스, A1과 A7고속도로 연결도로 건설까지 매우 다양하지만 선정조건은 지역·부분 간 연계협력이 원칙이었다. 접경지들 사이의 조화는 주민들의 생활공간과 경제공간을 일치시켜 궁극적으로는 전체 지역의 동질감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예산절감과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개 이상의 게마인데가 구역 경계를 넘어 전체 프로젝트 범위 안에서 잘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계획기간 3년, 추진기간 4년

스위스 정치는 의회중심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의 최고 결정권은 의회에 속한다. 프로우엔펠트에는 7명으로 구성된 의회가 있다. 이 의회에서 레지오 플러스 추진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그런데 계획 수립 기간이 꽤 길다. 2001년에 발전정책을 만들어 냈고, 2002년에 발전 대략의 청사진이 나오게 된다. 이것을 현실화를 위해서 수없이 많은 여론조사 등을 수행했다.

장차 이 지역 주민들이 미래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거기에서 중점과제를 선정하게 된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4년간 추진되는 레지오 플러스의 사업계획 수립기간이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년 동안이었다고 하니 3년간 준비해서 4년간 집행하는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사업 타당성을 분석하고 이해당사자를 설득하고 시행착오를 없애기 위해서는 계획단계부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프로우엔펠트 의회는 3년의 준비기간을 통해 모두 36개 주요사업을 확정했다. 레지오 플러스는 3년간의 계획 당시 수차례의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고, 민간전문추진단장을 선임하여 민간인인 주민과 공무원으로 구성된 분과위원회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주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레지오 플러스 사업 홍보 박람회도 개최

많은 세부사업들이 있지만 이들 세부사업들은 추진단에서 기획해서 집약적으로 집행되는 마케팅과 이미지 캠페인을 통해 하나로 묶여 있다. 지역마다 새로운 광고 로고와 플랜카드로 프라우엔펠트와 레지오 플러스 사업을 홍보하고 있다. 이미지 마케팅의 목표는 이 지역에 투자하려는 사람들, 새로운 이주자들, 방문객들만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 주민들은 자기 지역의 동질성을 보다 더 강하게 가질 수 있도록 지역주민을 상대로 한 것이기도 하다. 버스·기차역 홍보판, 건축공사장 가림막, 철도 건설 150년 기념 청소년 축제 등의 행사장 등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는 레지오 플러스 홍보물이 부착되었다. 이런 집중적인 홍보 마케팅은 지역 주민들에게 자부심을 키워 주고 연계협력을 위한 정서적 유대감을 일깨워 주며 궁극적으로 지역의 이미지를 대내외에 알려 시선이 집중되도록 도와준다.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를 돕고 지역 주민들이 지역 활성화에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동참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레지오 플러스사업 박람회'도 개최하였다.

   
▲ 프라우엔펠트 시청 앞 거리.

 
지역 간 연계협력 활성화가 가장 큰 성과

레지오 플러스를 통한 가장 큰 성과는 지역 간 연계협력이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공동체의식이 강해졌으며 사회복지, 소방, 수도, 건축, 작업장관리 및 도로에 이르는 모든 부문까지 시너지가 창출되고 사업비가 절약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구체적인 사업으로 관광관련 단체와 협력사업을 통해 새로운 지역관광 자원을 발굴하기도 했고, 노르딕 워킹 등 새로운 레저 스포츠시설을 아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만들어 주민들의 호응을 받기도 했다.

레지오 플러스 추진단은 프라우엔펠트에서 취리히로 통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통량 조사를 한 뒤 스위스 철도에서 취리히행 배차간격을 단축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3년만에 배차 간격이 30분으로 단축되는 성과를 올렸다. 프라우엔펠트 같은 소도시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도시로의 접근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지역에서 생산한 농특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소비자단체와 지역생산자 협회를 직접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일종의 농산물 직판장인 '농업 경쟁력 센터'를 만들어 생산자가 높은 값에 팔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지역주민들도 이 센터 덕분에 이전보다 저렴하게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눈이 많이 오면 염화칼슘을 구입해야 하는데 마을에서 이 센터를 통해 공동구입을 하면 훨씬 저렴하게 공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라우엔펠트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하는데 레지오 플러스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는 지역 농업을 진흥시키는 것이다. 가장 핵심적인 분야가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건강한 농산물로 만드는 것이다. 현지에서 생산된 물건을 생산에서 바로 살 수 있게 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그것이 농가에는 그대로 수입이 된다.

수요일과 토요일에 농가 광장에서 팔 수 있는 장이 생긴다. 마케팅 컨셉은 현지에서 생산된 신선한 농산물이다. 대여료, 수수료 등 그 어느 기관도 중간 이윤을 떼지 않아 수익은 고스란히 농업인에게 돌아간다. 농업인이 판매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것뿐이다.

농업의 직접적인 보조는 중앙 정보 소관이다. 예를 들어 1년을 휴작 한다던가 친환경적인 농산품 생산으로 일정 기간 나타나는 생산량과 수익의 감소를 보전해주는 차원에서 정부가 직접적인 재정적인 지원을 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고지대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중앙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이 있다. 지방에서는 직접 지원은 하지 않고 대신에 크리스마스마켓을 만들어서 지원한다. 5월에서 9월까지 포도 등을 판매 가능한 장을 일종의 축제 형식으로 마련하게 된다. 이를 위해 마케팅, 연구, 교육 등에 가장 중점을 둔 전문적인 식품산업의 종합중심지를 지향하면서 다양한 이익단체들에게 지역 농산물 판매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 레지오 플러스 프로젝트를 주도했고 현재도 직·간접적으로 간여하고 있는 알랙산더 레스커 씨는 주민간 융화와 협조가 잘 이루어졌기에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민참여가 사업성패 좌우"
레지오 플러스 프로젝트 주도 알렉산더 레스커

알렉산더 레스커는 프라우엔펠트의 공무원으로 재직할 당시인 1997년부터 2007년까지 레지오 플러스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현재 이 사업은 헤르바우어 지역경제담당국장이 맡고 있으나 알렉산더 레스커는 여전히 직·간접적으로 간여하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이다.

사업의 목표는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삶의 환경을 높여, 인근지역인 취리히 주민을 프라우엔펠트로 영입하는 것이다. 사업비는 중앙정부 지원과 기업 및 주민들이 투자하는 방식으로 모두 180만 프랑을 모아 시작했다.

이 도시에서는 신호등을 찾아보기가 매우 어려운데, 로터리를 설치하면서 신호등을 없애 교통흐름의 선순환은 물론 절전효과를 이끌어 냈다. 이 사업도 레지오 플러스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이곳에는 없는 스케이트장과 트레킹 코스를 만들었으며, 마을축제를 신설했다. 또한 지하철역과 도로표지판, 버스광고 등을 통해 프라우엔펠트에 대한 광고와 축제 광고를 실시해 큰 효과를 봤다.

도시의 학생들은 농촌에서, 농촌 학생들은 도시에서 일주일씩 수업을 받는 교환학생 제도를 운영해 마을을 널리 소개하기도 했으며, 공동구매 활성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역주민들이 꼭 필요로 하는 물품을 공동으로 구매해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배경에는 주민간 융화와 협조가 매우 잘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알렉산더 레스커는 말했다.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은 S-Bahn(완행열차) 선로를 확장하는 것이었다. 프라우엔펠트는 유럽의 심장부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스위스의 대도시인 취리히와 가까워 S-Bahn을 확대함으로써 인구유입을 가속화하려는 의도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10년 전에는 1시간에 1대가 운행했으나 현재는 15분 단위로 S-Bahn이 운행하고 있다. 또한 레지오 플러스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으로 매년 세금이 인하돼 10년 전과 비교해 약 10%의 세금이 인하됐다고 한다. 이로인해 다른 지역의 기업체나 주민들이 프라우엔펠트로 이주하는 효과를 거뒀다.

알렉산더 레스커는 "프로젝트를 선정하는데 있어 주민들이 반대하면 카달록 등을 발송해 지속적으로 홍보했고, 그래도 반대하면 주민투표로 결정했다"면서 "주민들의 참여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용 기자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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