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내믹 원주페스티벌'이 지난 달 중순 나흘간의 일정으로 열렸다. 축제 기간 중 예기치 못한 갑작스런 기상이변으로 일부 프로그램이 취소되고 돌풍으로 가설무대가 무너져 사람들이 다치는 등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축제 마지막 날 도심에서 펼쳐진 길놀이 행사 '원주난장'은 열렬한 시민들의 호응 속에 지역 축제의 나아갈 방향과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하였다.

도내 시군단체 10개 팀, 관내 읍면동 25개 팀, 지역 각종 자생단체 21개 팀 등 56개 팀 총인원 삼천여명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 개성 있는 의상과 기발한 소품 등을 활용한 활력이 넘치는 길거리 퍼포먼스는 참으로 많은 호응을 받았다.

춘천의 농악대와 취타대의 정제된 공연, 노익장을 과시하는 강릉그린실버악단 퍼레이드, 평창둔전평농악의 서낭굿 여섯마당, 횡성의 전통방식의 상여행렬 시연, 동해의 북평원님답교놀이, 삼척의 이사부장군 행차모습 재현, 양구 돌산령지게놀이, 화천의 황장목을 메고 하는 목도소리와 속초의 북청사자놀음 등 적극적인 참여 속에 각 지자체들을 대표하는 공연들을 이렇게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기획하고 노력한 조직위나 이웃 동네의 축제를 빛내기 위해 먼 길을 마다않고 참가한 도내 10개 시군의 다양하며 수준 높은 볼거리는 축제의 격을 높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보통 축제는 노련한 소수의 전문가들에 의한 질 높은 볼거리 제공 속에 지역민은 이를 단순히 보고 즐기는 구경꾼으로의 역할에 머무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들이 보아온 것들이었다.

그러나 브라질 리우축제의 삼바 퍼레이드나 일본의 삼대 마츠리에서의 길거리 공연처럼 과감한 참여형 축제로서 이번 길놀이 행사 '원주난장'퍼레이드의 도입은 정말 칭찬할 만하다 하겠다.

고사리 손을 흔들며 춤추는 유치원생들의 무용, 과감한 노출을 감행한 주부님들의 화려한 밸리 댄스, 족두리에 새색시가 된 수줍은 팔십 어르신들의 부채춤, 각 지역의 역사에 근거한 옛날 풍물 재현과 흥겨운 농악 속에 지역 농특산물 홍보, 점잖은 문중어르신들이 대거 참석한 것도 눈길을 끈다. 또 신명나는 대안학교 학생들의 길거리공연 등 다양하고 특색 있는 참여는 정말 다이내믹한 잔치마당으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아마 주민들이나 구성원끼리 모여 자기네 마을이나 단체의 자랑거리를 찾아내기 위하여 함께 고민하며 밤새워 토론하였을 것이고, 마을이나 단체의 대표자로 뽑힌 사람들은 부담감 속에 연습으로 많은 땀을 흘렸을 것이며 나머지 사람들은 소품을 만들거나 이들을 뒷바라지하며 매일 모였을 것이다.

이렇게 모든 구성원들이 한 마음으로 아이디어를 짜내고 땀 흘려 연습하며 혼연일체가 되다보니 마을이나 단체를 아끼는 애향심이나 소속감은 매우 강해졌을 것이며 지역의 정체성은 저절로 확보되었으리라 생각 든다.

우리가 축제를 여는 이유는 단지 먹고 마시고 보고 즐기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구성원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것이 지역의 애향심으로 발전되며 나아가 지역의 정체성 확보를 통한 지역공동체의식의 발현을 기대하기 때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