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생'이라는 단어가 피부에 와닿는다. 철학자 레비나스의 이념과 같은 '타자를 위한 존재'로서 나누고 베풀며 헌신할 수 있는 이상형적인 인간상이다. 어렵고 힘든 환경가운데 나눔과 사랑을 통해 타자와 자아 모두 성장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실제의 삶에서 나누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나눔은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에게 역사적 의지와 인류의 의지, 신의 의지를 따라 자아를 초월하는 존재로,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한다.

나는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음지를 밝히는 심정으로 아이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고 있다. 현실이라는 벽보다는 너머에 있는 꿈을 말하고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되기를 반복하고 반복한다.

'사람은 꿈을 꾸지만 꿈은 그 사람을 이끈다'는 말이 있다. 또한 사람마다 각기 다른 재능을 갖고 있다. 이 재능을 속에만 가둔 채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끄집어 내어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도 있다. 식물의 성장을 돕는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성장점을 자극하면 금방 자라게 된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천부적인 재능을 발견하고 개발하도록 돕는다면 위대한 사람이 될 것이다. 도대체 아이들의 어느곳에 재능이 숨겨져 있을까? 이리보고 저리본다. 개천에서 용 나지 않는 세상이라지만 우리는 개천에서 용 나게 해야 한다는 꿈을 버릴 수는 없다.

지역아동센터는 모든 유해환경으로부터 아동들을 보호하고, 학습능력에 따라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문화 체험활동을 하게 하고 성장에 맞는 영양을 공급하는 일들을 한다. 방학에는 점심을, 학기 중에는 저녁을 제공한다.

문제는 센터 밖을 나서기가 너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이다. 한정된 예산에서 아이들의 재능을 찾아주기가 너무 각박할 정도로 힘들고 매월 정산하면 남는 것은 빚이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꿈과는 비교할 수 없기에 감사하다.

지난겨울에는 O기업의 후원으로 1일 스키 캠프를 했고, 5월에는 K기업에서 차량과 간식을 후원해줘 키자니아 직업 체험을 통해 각자의 꿈을 그려보았다. 8월에는 홍천에 있는 오션월드에서 맘껏 물놀이를 할 수 있었다. 협력기관인 기아대책 S기업 후원으로 7월엔 천연기념물 환경 캠프를 했다. 이렇게 해서라도 아이들이 마음의 빗장을 조금이나마 열게 됐다. 그래서인지 센터에 오는 아이들의 모습도 한결 밝아졌다. 자신감과 꿈이 선명해지는 것을 느낀다.

이 아이들은 어두운 이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다. 그래도 우리 센터 아동들은 정말 행복하다. 원주시에 산재하고 있는 25개 센터들 중에는 운영환경과 재정적 어려움으로 문화체험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곳이 많다. 정부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센터들의 현실은 영화관람 하는 것 조차도 힘들다. 단지 공부하고 밥먹고 시간맞춰 오고 가는 것이 전부이다.

기업과 개인의 후원은 아동들에게 꿈을 나눠주고, 찾아 주는 것이다. 아이들이 더 많은 문화체험으로 꿈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원주상공회의소에 의하면 원주에 상주하고 있는 기업체가 400여개 정도 된다고 한다. 상생은 기업과 센터가 사회적 돌봄이라는 측면에서 일치할 수 있다. 또한 나눔 문화가 우리지역을 살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가령 지역아동센터가 앞으로 늘어날 것을 감안해 40여개라면 1개 센터에 10개 기업이 1년에 한 번 이상만 후원해준다면 센터 운영에 활력소가 될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대외비 가운데 접대비를 1년에 1번 이상만 지역아동센터에 후원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큰 부담없이 지역아동센터를 돕고, 그 도움을 통해 더 많은 인재가 자라날 것이다. 현재 25개 센터 이용아동수가 530명이지만 40개 센터를 가정하면 1천여 명으로 추산할 수 있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이 지나면 경제활동 가능인원으로 1천명이 확보되는 것이다. 기업체의 적극적인 후원이 센터 아동의 교육과 행복지수를 높여준다. 더 나아가서는 기업의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게 되는 것이다. 더 많은 후원이 필요하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들을 향한 후원의 손길은 큰 바위얼굴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