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봄 씨앗을 뿌리면서부터 농사체험을 시작한 신평초교 학생들이 농작물을 수확해 손질하고 있다.

가을바람에 살랑이는 신평초등학교(교장: 홍의재) 농장에 온갖 새들이 날아들어 조와 수수 낱알들을 열심히 부리로 쪼며 성대한 만찬을 즐기고 있다.

신평초교가 올 봄부터 1천600여㎡에 달하는 학교 실습지를 활용해 각종 곡식과 채소 가꾸기를 체험할 수 있는 학습장을 운영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홍의재 교장이 부임한 이후 학교 농장을 조금 더 교육적인 공간으로 활용해보자는 뜻에서 교직원, 전교생, 마을주민 모두가 의기투합해 현재 80여개에 달하는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것. 올해 봄부터 농장 내 하우스에 씨를 뿌리고 모종을 길러 밭에 옮겨 심는 노력을 기울였으며 현재 귀리, 수수 등 30여 가지 곡식과 배추, 토마토 등 50여 가지에 달하는 채소가 농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평소 익숙하게 접하는 농작물도 많지만 목화, 수세미, 마, 돼지감자 등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농작물도 자라고 있어 교육적으로 매우 유익하다.

특히 이 농장 체험교육은 신평초교가 지난 2006년부터 특색교육 일환으로 진행해온 '의형제 패밀리'가 중심이 돼 더욱 의미가 있다. 올해 전교생 62명을 10여명씩 의형제로 맺어 모두 6모둠의 의형제 패밀리들이 똘똘 뭉쳐 농작물을 재배하며 돈독한 우애를 다지고 있는 것. 또한 개인별로 농작물을 정해줘 매일 아침 등교하자마자 농장으로 달려가 자신의 농작물 생장과정을 기록하면서 탐구심을 기르고 있다.

학생들이 기른 농작물은 그대로 학교 식탁에 오른다. 방초망을 깔아 풀이 못 자라게 하고, 한약재 공장에서 가져온 슬러지 거름을 사용하는 등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법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는 것.

이보경(6학년) 어린이 회장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낯설은 품종들을 직접 심어보고 관찰하니 참으로 신기하고 새롭다"며 "추수를 하면서 농민들의 땀방울과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라고 말했다.

홍의재 교장은 "자연에서 뛰어노는 시간이 부족한 아이들이 직접 채소를 가꾸며 관찰하고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을 알게하고, 즐겁고 신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이 농장은 지역주민은 물론 관내 모든 학교, 유치원 등 교육 공동체들에게 활짝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와도 좋다"고 말했다. 이동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