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민관협력 촉진·부족한 재원 민간서 충당
시민단체, 관급공사나 용역 등 대가 뒤따라 문제

최근 들어 원주시가 두 차례나 민간에 협찬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원주시는 최근 기업체와 금융기관 등에 '군(軍)과 함께하는 다이내믹 원주 페스티벌'의 행사비 협찬을 요구했다. 이 행사를 위해 원주시는 국비와 시비 각각 5억원, 도비 2억원 등 모두 12억원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비를 전액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민간에 협찬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시는 행사 주관단체인 원주문화원이 협찬을 받는 형식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원주문화원은 지방문화원진흥법에 의거해 개인, 법인, 단체로부터 금전이나 재산을 출연 또는 기부받을 수 있다. 그러나 원주문화원을 앞에 내세웠을 뿐 사실상 원주시가 협찬을 요구하는 셈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주따뚜축제 못지 않게 '다이내믹 원주 페스티벌'에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는 부담 때문에 원주시가 협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주시는 지난해 원주따뚜축제를 폐지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을 부각시킨 바 있다.

이에 앞서 원주시는 '민간참여 도심지 분수대 설치 사업'을 공고하고, 분수대를 설치한 뒤 원주시에 기부채납 할 기업체나 단체를 모집했다. 그러나 공고에 앞서 원주시는 주요 기업체와 금융기관 등에 공문을 보내 참여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원주시는 참여 여부를 타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공문을 받은 기업체와 금융기관에서는 참여를 강요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논란이 빚어졌다.
원창묵 시장이 취임 직후 읍면동 별 천사운동 실적평가를 폐지한 이유는 반강제적인 모금운동이라는 지적을 수긍했기 때문이었다. 천사운동 실적이 읍면사무소와 동주민센터의 평가도구로 활용되면서 기업체 등에 반강제적으로 할당하는 부작용이 빚어진 것이다.

원주시가 협찬과 기부채납을 요구하게 된 이유는 민·관 협력을 촉진시키는 한편 부족한 재원을 민간에서 충당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기업체 및 금융기관의 협찬이나 기부채납은 사실상 원주시가 해당 기업체나 금융기관에 빚을 지는 셈이어서 향후 보은논란을 불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순수한 의도로 참여할 기업체가 몇이나 되겠냐"면서 "향후 관급공사나 용역을 제공하는 대가가 뒤따른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원도는 지난해 원주시를 상대로 한 종합감사에서 (사)강원감영문화제위원회가 사전등록 없이 기부금품을 모집한 것은 부적정 했다며 관리감독기관인 원주시에 주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원주시로부터 강원감영문화제 행사보조금을 지원받음에도 불구하고 (사)강원감영문화제위원회는 지난 2008년과 2010년에 각각 3천950만원, 1천170만원의 후원금을 모집해 자부담 사업비로 사용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1천만원 이상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면 구체적인 모집·사용계획서를 작성해 등록청에 등록해야 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에 의하면 민간축제에 보조금 결정 시 보조사업자로 하여금 기부금을 모집하게 할 필요가 있는 경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을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