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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문화재 순례회-지역 문화재 지킴이 30년
임윤지당 묘역 추정지 발견 등 성과
2011년 09월 05일 (월) 이혜원 객원기자 wonjutoday@hanmail.net

   
▲ 학성동 구 문화극장 맞은편에 위치한 '의병장 이은찬공 추모비'를 찾은 원주 문화재 순례회 회원들.

우리는 원주 지역에 산재된 문화재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뉴스나 지역 다큐멘터리를 통해 어느정도 인지는 하고 있지만 실물을 마주한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30년 전 지역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 탐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모임이 있어 새삼스레 화제가 되고 있다.

1979년 창립해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원주 문화재 순례회'. 각계각층의 시민 30여명이 모여 고 황주익 원주문화원장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정기적인 모임을 가져왔고 현재는 11명의 회원이 매월 첫째주 목요일마다 모여 지역 문화재 탐방에 나서고 있다.

원주 문화재 순례회 창립멤버로 30년째 총무직을 맡고 있는 김상환(55) 씨는 고등학교 시절 원주문화원 2층에 마련된 독서실을 다니며 문화원과 인연을 맺은 뒤 자연스레 문화재 순례회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미혼일 때 참석하기 시작해 결혼을 하고 낳은 아이가 성인이 될 정도로 순례회와 함께 했습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선거에서 낙선하고 2달간 절치부심 했을 때에는 순례회 활동을 접었죠. 하지만 제 젊은시절을 함께한 문화재 순례회로 발걸음이 자연스레 옮겨지더라구요. 이제는 죽을때까지 같이 가야하는 동반자입니다."라고 말했다.

초대 회원으로 시작해 85년부터 20년 넘게 회장직을 맡아온 김철호(82) 회장은 "회원 개개인들이 원주에 대한 애착이나 자부심이 아주 큽니다. 원주 문화재 순례회가 처음에는 순례등반회로 시작했지만 회원들이 고령에 접어 들다 보니 순례회로 명칭이 자연스레 바뀌게 되었죠."라고 말했다.

원주 문화재 순례회는 치악산이 국립공원화 되기 이전에 만들어져 치악산 등산로를 개설하고 전국의 고찰을 찾아다니는 순례 등반이 목적이었다. 전국 고찰의 불교유적을 관찰하면서 지역 문화재로 관심이 옮겨갔고 문화재 주변 정비도 하고 또 소중한 문화유산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교육사업도 병행해 왔다.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임윤지당 묘역 추정지 발굴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상철 전 원주시장 지인이 원주 출신의 조선시대 여성성리학자 이야기를 해주자 회원들이 앞장서 호저면 무장리에 위치한 임윤지당 시댁 묘역을 찾아냈다. 김 회장은 "당시에 마을 주민으로부터 임윤지당과 임윤지당 시부 묘역 자리를 확인하긴 했지만 정확성 여부는 발굴을 해야 하기 때문에 추정지로 이야기 할뿐입니다. 그러나 지역 출신 여성성리학자의 입증이 부족한 상황에서 묘역을 확인했다는 사실은 회원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지역 문화재를 보다 많이 알리기 위해 책자를 만들어 기관이나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부정기적으로 중·고등학생들에게 문화재 순례를 안내하는 등 대중적인 관심을 이끌기 위한 노력도 해왔다. 지역 문화재를 알리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예산을 일체 받지 않고 회원들의 회비를 갹출해 마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매월 모임을 갖고 역사도 오래되다 보니 원주 문화재 순례회가 다녀가지 않은 지역 문화재가 없을 정도. 근래에는 모임을 지속하기 위해 원주를 벗어나 인근 군단위 지역은 물론 영동권과 춘천권 답사를 다녀오고 있다. 매월 자신의 차량으로 회원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는 김상환 씨는 "회원분들이 고령화 되어서 즐기는 방향으로 모임을 가질때도 있습니다. 정선 5일장이라든지 알음알음으로 알게된 지역의 고옥, 그리고 근래들어서는 새롭게 개발된 농공단지 등을 둘러볼때도 있죠."라고 한다.

지난 5월에는 호저면 대덕리에 위치한 태실을 재발견하는 성과를 거둬 원주 문화재 순례회의 이름을 높였다. 5년전 모임에 합류한 박찬언(66) 상지대 외래교수는 "대덕리 태실은 발견된지 오래되었지만 그동안 방치돼 있었습니다.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서 비석이 파손되고 태함도 발굴 됐는지 알수 없는 상태였는데 비문을 해석해 볼때 연산군의 큰아들 태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원주 문화재 순례회가 공익적인 관심사를 가지고 활동 하는 만큼 모임을 이어갈 젊은이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김 회장은 "앞으로는 젊은 학생들에 대한 교육을 통해 문화재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의 문화재가 무방비 상태로 방치된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 사장되어 있는 문화재를 계속 발굴해 나가면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활동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입니다"라고 소망을 말했다.

30년 넘게 모임을 이어온 저력은 지역 문화재를 지키고 보존하는 문화재 지킴이라는 자부심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반세기 가까운 세월동안 문화재를 연구해온 이들에게 원주 현대사의 산증인이라는 칭호를 붙여도 무방할 듯 싶다.   이혜원 객원기자

원주 문화재 순례회 회원 명단 ▷김교희(회춘당 한약방) ▷박진희(의사, 자혜의원) ▷신동익(전 원주카톨릭센터장) ▷김갑수(서예가, 전 원주문화원장) ▷진상범(조각가 동진표구사) ▷최강식(우산동 금옥장 운영) ▷곽대신(농지개량조합장) ▷박찬언(상지대 행정학과 외래교수) ▷성한빈(전 카나비 사무국장) ▷김상환(원주농협 이사) ▷김철호(전 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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