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창수 횡성여고 교사

1. 들어가며

한국사가 필수가 되었다고 하는 교육 수장의 기자회견을 들어야하는 기막힌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다. 어느 개그맨의 풍자처럼 한 나라의 역사가 골라먹는 아이스크림 같은 것이 되어서는 결코 아닌데 말이다. 소설 '토지'는 그 자체가 근대 역사 소설이다.

근대의 우리 역사는 수치의 시간이기도 했으며 동시에 자랑스런 투쟁의 역사이기도 했다. 이번 강의는 그 투쟁의 역사 가운데 만주에서 1920년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사에 가장 빛나는 전과를 올린 두 무장독립 전쟁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2. 머슴 출신 백두산 호랑이, 일본군을 섬멸하다.(봉오동 대첩)

홍범도 장군은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작은아버지 집에 기거하면서 머슴살이를 했다. 그 후 군대 나팔수, 제지소와 광산 노동자, 승려 및 포수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인생 역정을 경험한다. "나는 이 생명이 살아 있을 때까지 투쟁하겠다." 함경도 지방에서 일본군과 싸우면서 의병 활동 상황에 큰 시련이 왔을 때 가슴에 새긴 말이다. 그는 대한 독립군을 조직하여 수시로 인접 독립군 부대와 함께 국내 진공 작전을 펼쳤다.

얼마나 신출귀몰한 작전을 써서 일본군을 괴롭혔으면 나는 백두산 호랑이라고 불렀을까? 수시로 당하는 일제는 1920년 6월 월강추격대대를 편성하여 독립군의 근거지인 봉오동 입구로 진입해 들어왔다. 유인작전에 걸려든 일본군 주력이 포위망 속으로 완전히 들어오자 고지에 매복해 있던 독립군들이 일본군을 향하여 일제히 집중사격을 개시하였다.

불의의 기습공격을 받은 일본군은 이 전투에서 150여명이 살상되었고 독립군은 대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3·1 운동 이후 일본 정규군과 싸워 이긴 최초의 전투였다.
　
3.노비를 해방시킨 만주벌 호랑이, 일본군을 섬멸하다.(청산리 대첩)

"남아가 실수하면 용납할 땅이 없지만, 지사가 구차히 살려함은 다시 때를 기다림일세."
1915년 광복단원으로 군자금 모금혐의로 일경에 체포, 투옥되어 3년간 복역 후 나와 주변 사람들에게 한 말이다. 출옥 뒤 장군은 만주로 망명하여 나철이 교주로 있는 대종교에 입교, 조국 광복 운동에 매진한다.

그 가운데 청산리 전투는 1920년 10월 21일 시작된 것으로 단 하루 만에 끝난 전투가 아니었다. 21일 아침 8시에 시작되어 26일 저녁까지 6일간을 꼬박 싸운 6일 전쟁이었다. 10월 21일의 백운평 전투를 시작으로 10여 회에 걸친 6일간에 접전을 통틀어서 청산리 전투라 한다.

이 전투에서 참패한 일본군은 2천여명의 사망자과 1천300명의 부상자를 냈다. 청산리대첩은 독립군의 강렬한 애국심의 결과였고 리더들의 탁월한 지휘와 연합 부대와의 효과적인 작전의 결과였다.
　
4. 마무리하며
우리 민족은 일제의 탄압에도 독립의 희망을 잃지 않았고, 그 희망은 1945년 광복으로 이어졌다. 그런 측면에서 만주에서 1920년 전개된 봉오동·청산리대첩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국권 피탈 아래 꾸준히 축적되어 온 투쟁 역량의 결과였다. 우린 일제 치하에서 독립을 열망하며 목숨을 걸고 싸웠던 독립군과 그들과 함께한 민중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변창수(횡성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