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겨울 골목길 눈치우기 봉사에 참여한 봉사단원들.

SK중부행복나눔봉사단(이하 SK봉사단)은 원주와 깊은 인연을 맺고 8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계기로 뜻을 모았지만 더 많은 이웃에게 찾아가 즐거움을 주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다.

지난 2004년 결성돼 원주 및 강원지역 봉사를 시작했으며, 회사가 원주에 위치해 있는 데다 단원들 중에는 원주가 고향인 사람들도 있어 애착이 남다르다. 단원 39명이 활동하며, 매월 1회 봉사를 진행한다. SK봉사단의 자랑은 바로 '에너지'다. 주로 30~40대로 구성돼 있으며, 적극적인 단원이 많아 아이들과 함께 할 때, 또는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봉사현장에서 빛이 난다. 대상과 활동내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 다음에 찾아갈 곳에 적합한 봉사를 의논하며 결정하고 준비한다.

연세대학교 원주기독병원 소아병동 아이들에게는 매년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는 고마운 존재다. 5월 가정의 달에는 작은 축제를 연다. 그 날은 평소 조용하던 병동이 웃음소리로 시끌벅적 하다. 재능을 갈고 닦아 밴드 공연을 선보이고 풍선아트, 즉석사진 촬영,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힘든 치료를 견디는 아이들과 치료비로 고생하는 부모들까지 함께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가족 즉석사진을 찍어주면 아이들은 엄마, 아빠에게 편지를 적는 시간을 갖고, 부모는 아이들보다 더 기뻐한다.

지난해에는 병원 측에서 축제를 요청했으며, 단원들 뿐 아니라 소아병동 아이들도 함께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멋진 무대를 만들었다. 연말에는 단원들이 모은 기금으로 아이들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을 선물하고, 어려운 형편에 수술과 치료를 지속하는 아이를 위해 치료비를 지원하기도 한다. 김종균(42) 매니저는 "아이들이 먼저 와서 손을 잡고 함께 어울릴 만큼 너무나 즐겁게 보낸다"며 "언제나 준 것 없이 오히려 배우고, 받고 돌아온다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밥상공동체는 가장 오랜 시간 봉사한 곳이다. 평소에는 식사봉사를 맡아 배식, 설거지 등을 돕고, 연말에는 연탄 지원 및 배달을 하고 있다. 연탄 배달을 하는 날은 많은 단원들이 줄을 지어 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골목까지 연탄을 배달한다. 5월에는 섬김의 날을 준비해 노래공연, 사진촬영 등 뜻 깊은 시간을 마련한다. 지난 2005년에는 한 해 동안 모은 기금으로 연탄배달 차량을 구입해 전달하기도 했다.

이 곳 외에 많은 아동보육시설에 봉사를 나갔다.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는 심향영육아원에서 놀이봉사, 목욕봉사 등을 진행했다. 명랑운동회를 열어 아이들과 함께 체육활동, 게임을 즐기고 식사도 함께 준비했다. 원주아동센터, 성애원, 자신보육원에서도 놀이봉사 또는 공연을 열었다. 노인보호시설에도 찾아가며, 독거노인 집수리 봉사도 진행해 현재 원주지역 20여 가구가 SK봉사단의 도움으로 수리됐다. 원주시자원봉사센터와의 연계로 실버봉사단을 도와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을 함께 하기도 했다.

강원도내 활동으로는 영동지역 수해 및 폭설피해 때 마다 현장 봉사를 나갔다. 지난 2월 동해시에 100cm가 넘는 눈이 쌓여 220여 가구가 고립된 마을에 찾아가 중장비 작업이 불가능한 마을 초입부터 골목길 눈 치우기 봉사를 했다. 인제군이 큰 수해를 입었던 당시에도 본사로부터 지원받은 생필품이 들어있는 구호키트 1천여개를 차량 2대에 싣고 가 피해 주민을 도왔다. 김준회(46) 단원은 "당시 집과 길이 전부 무너진 상태였다"며 "우리가 도착하자 어르신들이 눈물을 펑펑 쏟으며 이렇게 먼저 달려와 줘서 고맙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큰 수해가 났던 삼척, 평창에도 제일 먼저 달려갔다.

SK봉사단은 앞으로 문화 및 환경 분야로 봉사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 달 부터는 치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를 통해 1사1탐방로 지키기 봉사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며, 올해 연말에는 원주시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지역사회와 연계해 자선음악회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문화 공연에 소외된 아이들이 많다는 생각에 계획했으며, 소리 없이 공연을 관람하기 어려운 장애아동들이나 공연경험이 없는 말썽쟁이 아이들도 누구나 들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회를 마련하기 위해 공연팀을 섭외 중이다.

박 매니저는 "앞으로 이루어질 봉사는 한 쪽에서 베풀고 한 쪽이 받는 활동이 아닌 서로 주고받는 의미의 활동을 하고자 한다"며 "좀 더 깊은 곳에 고립된 사람들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하면서 소외되고 위축된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