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평준화 실현을 위한 호소문

경제상황이 어렵고 살기 힘들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씀을 하시는데 고교 입시제도로 혼란을 드리는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우리 원주는 1980년부터 12년간 고교 평준화를 실시하여 각 고등학교에서 우수 대학 진학자가 고르게 나타나며 인원도 확대되어 우수 인재 양성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몇 사람의 정책주도자들에 의해 전국(서울·부산·대구·광주·인천·청주·대전 등)에서 평준화 제도를 버리고 입시 부활을 했습니다만 우수 대학 진학자는 줄었고 학교는 서열화 되어 편견과 선입견이 생겼습니다. 특히 지역 사회는 양분되고, 반목을 거듭하고 있으며, 이제는 지역사회의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평준화가 우수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지난 12년간의 경험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평준화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모두가 생각하였습니다만 교과부와 도의회에서 조례로 입시 제도를 정하라고 반려하였습니다. 경기도의회에서는 고교 평준화 기본 조례안을 통과시켰습니다만 강원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는 조례제정을 거부하고 계류시킴으로 강원도 최초로 조례제정 주민 발의를 하였습니다.

교육의 문제는 진보와 보수가 아니고 더구나 동문간의 갈등의 문제도 아닙니다. 의회주의를 표방하는 우리나라에서 같은 문제로 양편으로 나뉘어 주민 조례를 발의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현실을 현명한 시민 여러분께서 종결시켜 주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 어린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십시오. 꿈을 심어 주십시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도와주십시오.
　
위 호소문을 우중에 원주역 광장에서 낭독했던 상지여고 동문회장 장옥수입니다. 아마도 저 역시 동문회장이라는 직함이 없었더라면 제 생업에 충실한 채 방관자로 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고교평준화 추진 운동을 하면서 많은 학부모들이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임인 등록 허가를 받고 서명 운동을 하면서 반대하시는 몇몇 분들도 만나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은 대체로 잘못된 정보로 오해를 하고 계셨고 재설명을 들으신 후 평준화 필요성을 재인식해 주셨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얻은 철학 중엔 "세상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열화와 선입견을 이젠 끝내야 할때가 되었습니다. 집 가까이에 있는 학교에서 누구나 평준화된 교육으로 정말 사람 냄새 나는 바른 사람을 만들어 내는 참다운 교육을 해나갔으면 합니다. 살아가면서 경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 학교 안에서 우열을 가르지 말라는 것도 아닙니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라는 책에 '함께 승리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라는 글이 있습니다. 출신 학교나 점수보다는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어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게 사랑과 지혜를 나누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원합니다.

평준화된 교육제도로 올바른 사람을 키워내 대한민국, 세계에 필요한 핵심 인재를 지금보다 더 많이 육성해 내는 것은 우리 모두의 바람일 것입니다. 앞을 내다 볼 수 있는 눈으로 강원(원주)고교평준화가 하루빨리 시행되어 어린 학생들이 좀더 아름다운 학창시절의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