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40분쯤 한, 두 분씩 감영스테이에서 함께할 분들이 도착하는 소리를 들으며, 감영에서의 이틀은 시작됐습니다.

이번 감영스테이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어서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제 꿈을 찾고 싶어서 입니다. '꿈을 찾기 위해서 감영스테이에 참가했다.' 조금은 거창하게도 들리고, 이상한 소리로 들리기도 하지만 현재 사학을 전공해야할지, 또 다른 관심사인 언론 쪽을 선택해 신문방송학을 전공해야 할지 고민 중인 제게는 이번 기회는 참 의미가 있었습니다.

평소에 제가 사학을 전공하려던 이유는 선조들이 남기고 간 우리들의 뿌리를 알아간다는 것이 제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로지 그들의 뒤를 쫓아가려고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감영스테이를 통해 한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그들의 자취를 따라가는 데에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함께함으로써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갈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책을 통해서만이 아닌 잘 몰랐던 우리의 옛 전통놀이들, 역할 체험극을 비롯해서 많은 현대식 건물들로 가득찬 현재 공간에서 조선시대의 옛 모습을 그려보는 시간들은 재미와 함께 옛 사람들의 체취를 느껴볼 수 있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사공부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하면 그것만으로도 참으로 행복해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만 좋아한다고 과연 그것을 꿈으로 삼아도 되는지 걱정했던 제게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나 자신을 위하는 길이라는 희망과 믿음을 주었습니다.

솔직히 아직까지도 제가 언론에 더 맞는지 역사 쪽에 더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하지만 언론 쪽을 선택한 이유 역시 우리나라의 역사를 한국인에게 더 나아가 세계인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저 제가 사랑하는 우리나라 역사를 더욱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원주 도시 탐방을 끝내고 돌아올 때 보았던 뜨거운 태양아래 우두커니 서 있던 중삼문도, 새벽에 본 이슬 어린 선화당의 모습도, 잠을 잤던 내아도 모두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강원감영이 원주의 자랑으로, 원주 사람들의 자부심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