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여성의용소방대는 소방업무 보조 외에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있다.

원주여성의용소방대(대장: 이현자, 이하 의소대)는 소방 업무를 보조하는 일 만큼이나 봉사활동에 마음을 쏟는다. 1997년부터 애네아의집을 시작으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 포도마을, 천사들의 집, 갈거리사랑촌 등 이제는 관내 대부분의 복지시설이 의소대 도움을 받았다. 어머니 답게 밥이면 밥, 청소면 청소 똑 소리 나는 '줌마파워'로 봉사하고 있다.

지난 1970년 5월 원주부녀의용소방대로 창설했으며, 현재 대원 42명으로 구성돼 있다. 연령은 30대 중반에서 60대 초반까지인데, 대부분이 40~50대 주부다. 6개 반으로 나눠 봉사하는데, 반장들이 그때그때 활동을 책임지고, 다른 반과 내용을 공유한다.

장애아동 보육시설인 예찬어린이집이 현재 봉사하고 있는 곳들 중 가장 오랫동안 인연을 맺고 있는 곳이다. 올해로 10년째 매주 수요일 찾아가 학습교재 만들기, 실내·외 청소 등을 돕는다. 한해 2~3차례 야외활동에 동행해 몸이 불편한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하루를 함께 보낸다. 특히 학습교재를 만들 때는 교사들 만큼 이나 꼼꼼하고 멋지게 완성한다.

박면자(47) 부대장은 "아이들이 어서 건강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돕고 있다"며 "혼자서는 마음만 있고 실천하는 용기를 내기 어려운데 대원들과 함께 마음을 모아 봉사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한다. 청원학교도 4년째 매주 찾아간다. 올해는 목요일 마다 실내체육관 청소와 도서정리 및 아이들 책 읽어주기 활동을 하고 있다.

밥상공동체에도 매월 1회 식사 봉사를 맡아 3년간 이어오고 있다. 식사준비와 배식, 설거지 및 뒷정리까지 돕는다. 한 달에 한번 아동보호시설 및 노인요양시설을 돌아가며 하는 자장면 봉사는 남녀의용소방대가 함께 한다. 연말에 복지시설 물품지원과 소년소녀가장 2명에게 매월 5만원의 후원금 전달도 대원들의 모금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의소대에는 재능 있는 대원도 많아 노인지도자 연찬회, 어르신과 함께하는 어울림 한마당 등 지역 어르신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노래와 무용 등 공연을 선보여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정옥(59) 대원은 올해 19년째 대원으로 활동하며 의소대가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부터 참여했다. 김 대원은 기억에 남는 봉사로 7년 전 귀래면에 베트남에서 시집온 여성을 도왔던 일을 떠올렸다. 김 대원은 "가정형편이 어려운데다 남편이 생활비를 주지 않아 임신한 상태에서 밥을 굶어 산모와 아이의 건강이 위험했다"며 "6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대원들과 찾아가며 지원과 봉사를 했고 출산 후 산후조리까지 해줬다"고 회상했다.

특히 의소대의 봉사는 화재 및 사고현장에서 꼭 필요하다. 몇 년 전 수해로 인해 실종사건이 발생해 호저면에 100여명의 구조인력이 투입됐을 때 4일간 현장의 식사를 맡아 했다. 도내 다른 지역에 큰 피해가 났을 때에도 참여해 삼척과 평창에도 다녀왔다.

평소에는 화재예방 활동에 주력해 시내지역 가두캠페인, 아파트 소화전 경보기 및 소화기 점검과 사용법 안내 등 정기적인 활동을 하며, 봄·가을 산불조심 강조기간에는 매일 2시간씩 캠페인을 진행한다.

지난 2009년부터 의소대를 이끌어 가는 이현자(55) 대장은 국가대표 역도선수 장미란의 어머니다. 이 대장은 "원주여성의용소방대는 무엇보다 소방 업무를 돕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는 만큼 대원들과 함께 봉사하며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많은 곳에 찾아가며 지역 주민들을 위해 봉사를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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