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 원주, 그 도심을 흐르고 있는 원주천이 어떤 하천이어야 좋겠는가 하는 생각은 시민 누구에게나 공감 가는 관심사일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원주천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과 더불어 우리에게 이롭고 애착 가는 하천으로 보존하려면 어떤 모습을 지니는 하천으로 다듬어야 할는지?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해왔다.

그러기에 이젠 시민들이 바라는 생각을 모아 원주천의 실제적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결집된 중론을 찾아내는 노력이 요청되는 상황이라 여겨진다. 여기에 소박한 생각으로 독자가 바라는 원주천의 모습을 나름대로 몇 가지 그려 보고자 한다.

우선, 원주천은 가뭄 해결의 젖줄이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풍부한 수량의 냇물이 항상 흐르는 하천으로 가꾸는 일이 최우선 과제이다. 물이 없이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기에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물이 있어야 사람들이 생명을 지탱할 수 있고, 물이 흘러야 가뭄에 목마른 대지가 생명력을 보존할 수 있고, 물이 흐르는 하천이라야 물고기와 곤충들도 서식할 수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원주천은 차츰 말라가고 있지 않은가? 옛날에 배가 드나들었다는 이야기는 제쳐놓고라도, 독자가 기억하기에 40, 50년 전만 해도 물고기를 잡고, 아이들이 미역을 감고 뛰놀며, 아낙네들이 빨래를 하던 정겨운 모습이 선하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는 흐르던 냇물이 말라가고, 바닥에 자갈이 앙상하게 드러나는 목마른 하천으로 변모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비가 좀 내리면 흙탕물이 불어났다가 금새 강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사시사철 풍족한 물이 흐르는 원주천을 볼 수 있는 것은 시민 모두의 소박한 바람이라 생각된다. 연간 강수량이 절대 부족하지 않는 한, 그러기 위한 기술적인 과제는 전문가의 몫이다.

다음 수해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 하천 물은 이로움을 줄 수 있는 한편, 해를 끼칠 수도 있는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냇물을 이용한 농업용수 관개나 공업용수 공급 등이 이로움의 예라면, 하천이 넘쳐 침수 피해가 나거나 농경지 혹은 시설물 유실이 발생하는 등은 해로움의 예이다.

그러기에 하천 정비나 관리는 홍수조절 능력을 갖춰 큰 장마에도 수재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세간에서 '원주는 축복받은 땅'이라고들 말한다. 큰 자연재해가 별로 발생하지 않는 고장임을 의미하는 말이다. 살펴 보건대 근간에 가뭄이나 풍수해나 폭설 등으로 인한 심각한 자연재난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연재난은 예고 없이 닥칠 수 있다.

1970년대 중반 어느 해 여름, 원주에서도 금대계곡에서 흘러 내린 불어난 냇물이 제방을 무너뜨리고 단구동 일대를 거세게 덥친 큰 수해를 겪은 적이 있다. 수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고 집과 가재도구가 파괴되는 등 재산 피해도 적지 않았다.

셋째, 자연의 속성을 보존하는 생태하천이어야 한다. 어쩌면 환경운동가들이 바라기엔 이 조건이 가장 중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태하천도 물이 흘러야 하고, 특히 도심의 하천은 수해에 안전해야 사람들이 마음 편히 살 수 있다.

넷째, 원주천은 정결한 도시 경관으로 가꾸어져야 한다. 오염되고 썩고 냄새나는 샛강은 아름다운 경관을 심하게 해치고 만다. 오폐수 유입을 차단하고 생활폐수를 정화하는 시설도 갖춰야 할 것이다. 수질이 깨끗해야만 생명체의 건강한 삶이 보장될 수 있다. 그러기에 맑고 깨끗한 냇물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맑고 깨끗한 도심의 샛강은 그 자체가 하나의 하천공원이다. 그곳에는 맑은 물이 흐를 뿐만 아니라, 고수부지를 조성하여 필요한 이용시설을 설치 할 수 있고 제방에는 화려한 꽃나무를 가꿀 수 있으며 한적한 산책로를 따라 걷기도 하고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때로는 이곳이 관광의 명소로도 각광을 받을 수 있다. 원주천은 이런 하천공원으로 가꾸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