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조 회원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나눔을 실천한다.

평소 봉사활동을 해본 경험이 있거나 봉사에 관심이 있는 시민이라면 '은조'라는 학생 봉사동아리 이름을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 땅에 독거노인이 사라지는 날까지 봉사는 진행형이다." 상지여자고등학교(교장: 최재승) 봉사동아리 은조(총모둠장: 이예린)는 언제나 이 말을 가슴에 품고 15년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는 말 그대로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조용히 숨어서 지속적인 사랑을 실천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은조(隱助)는 지난 1997년 말 발족됐다. 당시 치악산 기슭 한 마을의 장애인, 취약가정 아동들을 대상으로 개인적 봉사활동을 하던 상지여고 학생들이 주축이 돼 봉사동아리를 꾸리게 됐다.

보다 체계적이고 계획성 있는 봉사동아리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현재 상지여고 연구진로부장을 맡고 있는 김민 교사가 은조의 지도교사로 나섰고, 지금까지도 학생들과 연을 이어가고 있다. 동아리 발족 이후 초창기인 1998년부터 1년 동안은 원주가톨릭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가 복지·봉사활동 공부를 했을 정도로 열의가 높았다.

또 여름, 겨울마다 자체적으로 평가회 및 수련활동을 열어 한 학기 동안의 봉사활동을 평가하고 다음계획을 검토하기도 한다. 봉사활동에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은조는 독거노인 재가복지 봉사활동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은조는 독거노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현재 매주 토, 일요일에 '치악산', '꿩', '은행나무', '장미' 이렇게 4팀의 모둠으로 나눠 4명의 독거노인을 찾아가 말벗이 되어주고, 청소, 설거지 등을 도맡아 하며 손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단 한번으로 끝나는 일회성 봉사가 아니라 노인들이 돌아가시거나 몸이 불편해 불가피하게 시설에 입소하게 될 때까지 노인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사이가 각별할 수 밖에 없다.

은조의 활동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국경일, 공휴일, 분기별 1회 정도 원주천을 찾아가 환경정화 활동을 하며, 매주 일요일에는 갈거리사랑촌을 찾아가 위문공연, 일손돕기 봉사를 하기도 한다. 또 굿네이버스와 연계해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을 벌이며, 명절이나 특정 기념일 때는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생필품을 전달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원주지역 청소년 알바맵 지도제작, 문화해설사 활동, 원주시 각종 행사도우미, 가톨릭병원 및 장주기요셉재활원 봉사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다.

은조의 봉사활동 소식은 원주는 물론 전국적으로 퍼져 2006년 전국고교생 자원봉사대축제 대상, 2009년 한국자원봉사센터 주최 청소년 행복나눔 자원봉사 대상, 2010년 강원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 주관 청소년활동대축제 대상(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전국적으로 귀감이 되는 봉사동아리로 인정을 받았다.

또 은조를 발족한 이후 200여명의 학생들이 활동했는데 그 중 1/3가량의 학생들이 현재 사회복지시설 및 기관, 병원 등에 근무할 정도로 학생들에게 끼친 영향이 상당하다.

이예린(2학년) 총모둠장은 "중학교 때까지는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봉사를 했던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 "은조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마음과 각오를 가지고 봉사를 하면서 스스로 많은 것을 배웠고 나눔과 소통을 통해 얻어지는 기쁨, 보람이 나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고 있는지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 지도교사는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영어단어, 수학공식 외우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과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바른 품성, 인간성, 사회성을 갖춰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학생들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나눔을 실천하며, 사람 냄새를 풍길 줄 아는 참된 인재들로 성장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