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 방황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보낸다. 그 때 누군가의 한 마디, 우연한 경험이 인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지난 12일 저녁 단계동 아트스페이스에 범상치 않은 학생들이 나타났다. 원주교육지원청(교육장: 이명렬)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꿈 키움'에 참가하는 동원주지역아동센터 중학생 아이들이었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원주교육지원청 박윤희 교육복지사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이 날이 그 만남의 마지막이었다. 이들은 진로 준비와 구체적인 미래 자아상 확립을 위해 진행된 '꿈 키움'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직업군을 배우고 개개인의 진로발달검사 등을 통해 적성을 파악하는 활동을 해왔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직업체험이 마지막 수업이었다.

아트스페이스의 배려로 아이들이 아트스페이스 내에 위치한 도넛트리와 씨너스 영화관에서 직업체험을 했다. 돈을 주고 사먹었던 도넛을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고, 영화관 영사실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작업을 체험했다.

조성민(반곡중 3) 군은 "이번 활동을 계기로 꿈을 더 크게 가질 수 있게 됐다"며 "막연하게 동물을 좋아해 사육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확실한 목표가 생겼고,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리사가 꿈이라는 정찬영(반곡중 3) 군은 "도넛 만들기 체험을 통해 잠시나마 요리사 체험을 할 수 있게 돼 재미있었다"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는 꿈이 없었지만 옆에서 목표를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꿈을 찾을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 하지만 선생님과 매주 만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내 꿈인 요리사가 되기 위해 고등학교 진학 목표도 새롭게 세웠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마친 후 이뤄진 설문조사에 따르면 과반수가 '꿈 키움'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진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는 문항에 매우 긍정적 결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원주지역아동센터 심상연 지도교사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던 아이들이 이제는 목표가 확실해진 것이 확연히 보인다"면서 "예전에는 의무감으로 공부를 했었는데 이제 꿈과 목표가 생기니 그것을 이루기 위해 공부를 하는 모습이 너무 대견하다"고 말했다.

석달간 아이들을 지도한 박윤희 교육복지사는 "옆에서 누군가 조금만 도와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면 아이들 모두가 마음속에 꿈을 품고 그것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