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방통행 이후 원일로와 평원로는 종전보다 차량흐름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사진은 평원로.

지난 1일 원일로와 평원로가 일방통행으로 전환됐다. 도심도로가 틀을 갖춘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일방통행이다보니 시민들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해 하거나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 지 몰라 적잖은 혼란이 야기됐다. 지난 1주일간 자가용 운전자, 대중교통 종사자 및 시민들을 만나 일방통행 전환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들어봤다.
　
택시가 버스 승강장 차지해 불편 초래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 대부분은 홍보가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A 씨는 "버스 정류장을 농협 앞으로 옮기면서 시행 첫 날 오후까지 정류장에 버스 노선이 전혀 안내되지 않았다"면서 "그 쪽은 굉장히 많은 버스가 오가는 곳이고 이용객도 많은데 버스정류장을 이설하면서 노선안내와 도착시간 알림 전광판을 옮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홍보 부족으로 아무 것도 모르던 시민들은 갑작스럽게 바뀐 정류장으로 인해 큰 혼란을 겪었고, 기존 동아서관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또한 시행 첫 날 기존 정류장에는 도착시간 알림 전광판이 그대로 운영되고 있었다. 정류장은 옮겼는데 전광판에는 도착시간이 표출되고 있다보니 헷갈릴 수밖에 없었다.

평원로 버스정류장도 혼잡하기는 마찬가지였다. B 씨는 "평원로까지 걸어와서 버스를 타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버스 노선변경에 대해 홍보가 이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버스 정류장 앞 쪽에 있는 택시 승강장에 대기하고 있는 택시들이 버스가 서야 할 곳까지 차지하는 바람에 버스를 탈 때 위험하다"고 말했다.

C 씨는 "원일로는 택시 승강장과 버스 정류장이 가깝게 있어 혼잡하기 때문에 버스 정류장을 농협으로 옮긴 것으로 아는데 왜 평원로는 변경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면서 "늘어선 택시 때문에 버스가 정류장에서 멀리 떨어져 세우기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버스를 놓치기도 한다"고 밝혔다.

명륜동에서 강변로를 통해 출퇴근을 한다는 D 씨는 "일방통행이 시행되고 출퇴근 시간이 5분 이상은 길어진 것 같다"며 "KBS 원주방송국 앞과 원주교 오거리쪽은 좌회전하는 차량들로 혼잡해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은데 서민들은 기름 값 걱정을 안할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주 차선은 소통이 매우 원활해 평소보다 2배 이상 속도가 빨라진 것에 반해 교차 지점에서는 차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이 빚어졌다. 개선책으로 신호체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자전거 거치대 마련하길

원일로와 평원로 일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입장에 따라 의견이 엇갈렸다. 원일로 농협시지부 건너편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일방통행으로 인해 경기가 활성화 될 수 있을 지 미지수"라면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옷을 구경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는데 이제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게 되면 아무래도 장사에 타격이 있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다른 상인은 "조업차량을 위한 주차공간이 마련된 것이 마음에 든다"며 "그동안 물건을 배달받을 때 배달하는 사람도, 우리도 모두 불편했는데 이제 그런 점이 해소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인 E 씨는 "자전거 도로를 만든다고 하던데 자전거를 타고 장을 보러 오는 손님들을 위해 자전거 거치대를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원주교 5거리는 일방통행 전환 이후 혼잡해진 곳으로 개선이 요구된다. 사진은 KBS~원주교5거리 사이 구간.

"택시비 많이 나온다고 항의"

시내버스 운전기사 F 씨는 "농협시지부 앞에 손님을 내려주는 택시들 때문에 정류장이 매우 복잡하다"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정류장을 분리한 만큼 택시들이 버스 정류장 쪽에서 손님을 내려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G 씨는 "승객들 반응에서 홍보가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여전히 정류장이나 노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승객들이 많은 만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택시기사 H 씨는 "전체 차로 좌·우가 주차공간으로 쓰이다 보니 택시를 타려는 손님을 확인하고 태우기가 쉽지 않다"면서 "운전을 하는 입장에서도 양 옆을 확인해야 하는데 주차된 차들 때문에 잘 보이지 않을뿐더러 승객들도 택시를 잡기 위해 주차된 차 사이로 뛰어나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I 씨는 "아무래도 원래 다니던 길을 우회해서 가야 하는 경우가 생기다 보니 평소보다 요금이 많이 나온다며 항의하는 승객들이 많다"면서 "일부러 돌아간 것도 아닌데 승객에게 사과해야 하는 경우에는 난감하다"고 말했다.

J 씨는 "인도 옆 차로에 펜스를 설치해 차로를 막아놨는데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 이해가 안되고 오히려 위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도를 확장하고 자전거 도로를 설치한다는 설명에 "그러한 계획들을 시민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내부적으로만 결정하면 무슨 소용이 있냐"며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거나 도로에 안내표시를 해놓지 않았다"며 항의했다. 원주시는 일방통행 시행 5일 후인 지난 6일에서야 차선을 도색하고 자전거 도로를 표시했다.
　
원주시는 시범운영 기간동안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시민 여론을 수렴해 문제점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8월 중 보행환경 및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있는 가공배전선로(전봇대 등) 지중화 사업을 병행하고, 인도확장, 자전거도로 설치 등 시설공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