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주간보호센터 사랑뜰(센터장: 김진희)에는 10명의 '미녀'가 있다. 사랑뜰이 개소한 지난해 5월부터 마가렛직업재활원(원장: 윤광수)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직접 밥을 지어 배식까지 하는 봉사를 실시하고 있는 보호자 모임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가 그 주인공.

마가렛직업재활원의 지적장애인 작업장에는 30여명의 근로자들이 매일 일하러 나오지만 별도의 배식시설이 없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이에 미수다는 한 달에 한번이라도 작업자들에게 따뜻한 밥을 먹이자는 뜻을 모아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보호자 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김경숙 씨는 "몸이 아픈 아이를 키우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나눌 수 있는 심적 여유가 없었는데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함께 나누는 기쁨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아이 몸이 불편해 오히려 도움을 받는 입장이었는데, 받을 때 느끼는 것보다 주면서 느끼는 행복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올해 초 원주시자원봉사센터에 정식 등록을 했고, 단체 이름은 센터 이름을 딴 '사랑뜰'로 등록했다. 하지만 센터 내에서는 '미녀들의 수다'로 불리고 있다. 김 회장은 "아픈 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어두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센터의 보호자들은 다들 밝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재 당시 장맛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임에도 누구 한명 인상 찌푸리지 않고 모두들 웃는 얼굴로 음식을 준비했다.

사랑뜰 김진희 센터장은 "부모님들 모두 유머있고 진취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이라며 "아이들의 장애가 중해서 막연한 생각에 어둡고 우울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오히려 다른 장애인을 위해 봉사를 하는 모습에서 배울점이 많다"고 말했다.

봉사를 나가는 마가렛직업재활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배식할 공간도 없어서 마당에서 배식을 했다고 한다. 비가 오는 날은 천막을 치고 배식을 할 정도. 김 회장은 "작업자 분들이 음식을 맛있게 드시면 너무 뿌듯하다"며 "1년 정도 만나다보니 정이 많이 들었고 음식 나르는 일을 도와주실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미수다를 지켜본 마가렛직업재활원 윤광수 원장은 "꾸준히 직접 음식을 해서 배식까지 해주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작업자들은 물론 도시락을 싸야하는 작업자 부모님들도 너무 감사해하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10명 모두 너무나도 기쁘고 감사하며 봉사를 하고 있다"며 "힘든 점도 있겠지만 앞으로도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받은 사랑을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