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평창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가 이루어졌다. 2003년, 2007년 두 번에 걸쳐 모두 일차 투표에서는 1등을 하고도 과반수가 되지 못해 치룬 결선투표에서 세표, 네표 차이로 2등을 하며 밴쿠버, 소치에 지면서 강원도민은 물론 국민 모두를 박탈감과 자괴감에 빠지게 하더니 이번에는 그 설움과 허탈감을 보상이나 하듯이 결선투표 없이 1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로 뮌헨을 따돌리며 우리의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것이다.

처음 최각규 지사에 의해서 기획되고 김진선, 이광재 지사에 의해서 추진되어오다 현 최문순 지사에 이르기까지 지난 십 수 년간의 집요한 열정이 만들어낸 쾌거로 강원도민의 바람이 드디어 이루어진 것이다. 물론 대통령을 비롯한 정·재계, 체육계와 90퍼센트가 넘는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는 하겠지만 이번 평창의 승리는 참으로 강원도민에게는 자랑스러운 일이며 역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치르게 되면 한국은 동·하계 올림픽과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세계 4대 스포츠를 모두 치르는 이른바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여섯 번째 국가가 된다고 한다. 지금까지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러시아 등 5개국만이 이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이룬 국가이며, 스포츠 강국이라고 하는 미국과 영국도 아직 이루지 못한 업적이라고 하니 참으로 의미 있는 일로써 우리나라의 위상은 그만큼 높아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후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꾸준한 성장을 통해 종합 순위 5위의 성적을 거둘 만큼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 이제 우리는 두 번의 실패와 세 번의 시도를 하면서 12년 동안이나 기다려서 얻은, 앞으로 7년 뒤에 다가올 이 동계올림픽을 단순히 성공적인 경기 운영이나 메달의 개수에 의해 결정되는 경기 순위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성숙된 시민의식을 통한 명실상부한 문화 강국으로의 우리의 면모를 굳건히 해야 할 것이며 우리가 가진 우수한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강원도민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간절히 원했던 이유는 우리가 단순히 동계스포츠 애호가라서 시작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강원도는 참으로 오랫동안 중앙으로부터 소외돼 대형 국책사업에서는 너무 자주 제외되어 왔으며 국토의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배제되어 온 일들이 너무 자주 있어왔다.

이런 소외를 탈피하고 변방에서 중심으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우리는 동계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의 유치를 기원하게 되었고 이를 통한 여러 개의 국제규격의 경기장 건립과 막대한 예산이 요구되는 도로망과 철도망 등의 사회기반시설의 개설을 통해 물류공급이 원활하고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여 새로운 관광인프라 구축을 통한 자생력 있는 관광도시로의 성장 등을 기대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드디어 타는 목마름으로 갈망하던 천재일우의 기회가 왔다. 이제 이 절호의 기회를 지혜롭게 활용하고 못하고는 전적으로 우리 강원도민의 몫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