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 청렴행동 기준마련…부정부패·예산낭비 발본색원

　제6대 원주시의회가 구성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1년간 시의회를 이끌어 오면서 잘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보다 의원들이 서로 당적에 따라 반목하지 않고 화합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저 또한 민주당에 소속돼 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의회를 이끌어 왔다고 자부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갈등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타 지방의회에 비해 소통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무척 보람된 일이고, 앞으로도 이같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열린 마음으로 신뢰받는 생활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의원 개개인이 현장 중심의 활동을 펼친 것과 윤리특위를 구성하고 한국투명성기구와 협약을 통해 투명성을 제고하는 등 의회 스스로 자정노력을 펼친 점, '원주시 국회의원 2명 선출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학생 거주지이동 지원조례를 제정해 인구유입에 많은 효과를 거둔 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을 것 같은데….
　여전히 집행부와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은 아쉽습니다. 조례를 만들거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앞서 사전에 미리 소통을 통해 상식적인 부분은 알고 가야하는데, 집행부에서 다 만들어 두고 의결해 달라고 던져주는 지금같은 방식은 곤란하다고 생각해요. 시의회가 의결해야 하는 것이면 어차피 노출될텐데, 감출 이유가 없죠. 끝까지 투명하지 못하다면 문제가 있지 않겠어요?
　과거부터 되풀이되고 있는 일이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집행부의 사고 변화에서 찾아야 합니다. 편성과 집행을 모두 하고 있는 집행부가 '우리가 다 하는데'라는 생각으로 의결기관인 시의회를 귀찮은 존재로 여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사업준비중에 있는 행정사항은 집행부가 알려주지 않으면 어떤 일이 진행중인지 의회에서는 알 수 없어요. 기간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의결해 달라고 주문하면 정말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인지, 다른 문제는 없는지 충분한 검토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성급한 결정을 하게 되고 그렇게되면 그 책임은 다시 의회로 되돌아옵니다. 주민생활과 밀접한 사업은 사업준비 단계부터 의회와 함께 상의하고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집행부의 투명한 행정공개를 기대합니다.
　
　6대 시의회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석수가 동수로 출발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의석 비율 때문에 의회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또, 어떻게 풀어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앞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아직까지는 의회운영을 하는데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타 의원들도 이에 대해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개인 소견으로는 진정한 기초의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초의원 정당공천제가 폐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중앙정치 영향을 덜 받고 지역갈등을 불식시키는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죠. 지방의회의 존립 목적은 자치 행정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감시, 그리고 견제를 통하여 주민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데에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역대 시의회와 비교해 의원들의 태도나 회의 참여, 의회 운영 등에 있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각종 회의 참석률이나 상임위 활동을 보더라도 전체의원 모두가 열심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의회 사무국 직원들에게 물어봐도 과거에 비해 크게 나아졌다고 해요. 복장이나 말투는 물론, 태도도 다릅니다. 자신의 발언을 마친 후 다른 의원이 발언할 때 경청하지 않고 자리를 비운다거나 전화통화를 위해 이석하는 의원들도 사라졌습니다.
　특히, 열 네분 초선의원들은 각 위원회별 의안심사를 비롯한 행정사무감사와 시정질문 등에 임하는 태도가 재선이상 의원 못지 않습니다. 실력과 전문성을 겸비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에 의장인 저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습니다.
　공부하는 의원상을 만들고 있는 것도 달라진 점입니다. 평소에는 1/3 이상, 정례회나 사무감사를 앞두고는 의원 모두가 사무실을 지키고 있습니다.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하고 자문을 구하기 위해 전문위원을 찾아다니고…. 과거처럼 권위만 내세우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집행부에서 다 만든 후 의결해 달라고 던져주는
  지금과 같은 방식은 곤란…의회 내에 부정부패·
  예산낭비 신고센터 운영 시민제보 적극 활용 예정
　
 

　지난 5대 시의회는 의원들이 각종 비리에 연루되면서 비난을 받았습니다. 때문에 원구성 후 의원들의 윤리강화에 상당히 신경을 쓰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잘 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지난 5대 시의회에서는 일부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했습니다만 제6대 시의회는 현재까지 각종 비리에 연루된 건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제6대 시의회가 출범하고 제가 의장으로 당선되면서 약속한 바도 있습니다만, 청렴의회로 거듭나기 위해 전체의원과 사무국 직원 모두가 청렴서약식을 갖고 청렴의회로 거듭날 것을 다짐하고 실천하기 위해 각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15일에는 지방자치 부활 20주년을 기념하고 의정방침인 투명중심의 청렴의회로 만들어 가고자 (사)한국투명성기구와 공동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함은 물론, 지방의회 역량강화를 위한 세미나도 개최한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8월 제142회 임시회에서는 의원들의 자정노력 유도로 직무 또는 직위를 이용한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부정부패의 고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자 원주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에 그치지 않고 개원 1주년을 기념해 '원주시 반부패·청렴 행동기준 조례' 발의를 준비 중입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선언적이었다면 이번에는 구체적인 행동강령 등을 담아 제도화해 원주시가 전국적인 반부패·청렴의 모범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6대 시의회 전반기 의장 임기 절반을 마쳤습니다. 앞으로 1년간 시의회를 이끌어가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자 하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원주시 반부패·청렴 행동기준 조례' 제정을 비롯해 '원주시의회의원 의정성과 공표제'를 실시하고 시의회 내에 '부정부패 및 예산낭비 신고센터'를 설치할 계획 등을 갖고 있습니다. 시의회의 정책결정 및 평가기능을 강화하고 서민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의정성과 공표제는 입법·예산·감사·본회의 의정활동 등에 대해 매년 연말 회의록 등을 분석하고 지표화해 그 성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시정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지방의회 의원으로서 전문성과 청렴성을 제고해 결과적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 주된 취지입니다.
　의회 내에 부정부패 및 예산낭비 신고센터를 설립하려는 것은 2011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수의계약, 보조금 지출, 민간위탁, 민자유치 등 전반에 걸쳐 적지않은 지적사항이 발생한 것에 기인합니다. 특히 대형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무리하게 막대한 시비를 투자해 강행함에 따라 오히려 빚을 내어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막대한 재원의 기회비용 상실과 재정악화를 초래했음에도 그 누구도 책임을 추궁하지 않고 책임지려는 사람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따라 시의회에 신고센터를 설치해 향후 접수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그 내용의 심각성에 따라 행정사무조사 및 시정질문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생각입니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시민과 의회가 친근감있게 가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사실 그러질 못했습니다. 제대로 된 의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화합과 소통의 정치력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뜻을 마음깊이 새기고 22명 시의원 모두는 권위를 버리고 진정으로 시민들의 작은 소리도 귀히 여기고자 각오를 새로이 할 것입니다.
　또 주민들의 대변자로서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대안을 끊임없이 제시해 나갈 것입니다. 의회를 가까이서 봐주시고 아껴주시고 보듬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더 많은 힘과 의욕을 얻어 주민들을 위한 활동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대담: 오원집 편집국장
　 정리: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