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0여 일 동안 연극을 통해 문화아류도시가 아닌 문화중심도시 원주의 가능성에 시민들은 스스로 놀라워했다. 이러한 흐름은 자연스레 원주에서의 문화공연형 축제에 대한 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즈음에 원주시는 군과 함께하는 2011 원주다이나믹 페스티벌을 개최하겠다고 발표했고 기본안이 완성되어가고 있다 한다. 이 축제는 군인과 시민이 만나는 접점이라는데서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필자는 흔히 말하는 군인가족이다. 아버지는 6.25참전용사로 지금은 국립묘지인 호국원에 잠들어 계시고 큰 형님은 예비군 중대장으로 근무했고 해병으로 복무했던 형도 있다.

나 역시 20대 초반에 국가대표 군인으로 철원에서 추억 많은 군 생활을 했다. 군인장교인 형이 있었지만 나의 군에 대한 이미지는 색 바랜 군 작업복 이미지와 술로 치면 텁텁한 막걸리였다. 하지만 젊은 날의 통과 의례인 '군대'에서 타인과 같이 소통하며 진정으로 인생의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배워 나갔었다. '동작 그만'과 '우정의 무대' 시기의 군번으로 가족의 가치를 그때 정말 소중하게 느꼈던 시기였다.

하지만 원주시민에게는 30만 명을 거느린 제1야전군 사령부의 존재는 언제나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아니었나 싶다. 그것은 현대사에 점철된 고난의 역사 탓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원주가 극복해야 할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제주도에 '비발이'가 있다면 강원도엔 국가대표로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지닌 수호천사인 '군발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축제의 주인공은 군대가 아닌 군인, 그리고 원주시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 표현방식도 일방적인 위용을 드러내는 방식이 아닌 문화적으로 너무나도 인간적인 군인을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물론 군인의 정신, 멋, 절도를 지키면서 말이다. 그리고 체험과 전시엔 살상무기로서 첨단무기가 아닌 과학을 교육적으로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지성을 겸비한 젊은 군인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단순노동력 지원의 대민지원방식이 아닌 그들과 시민이 함께 발산하는 축제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시민이 그들과 거리에서 대동의 진정한 축제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궁예가 대동방지국이라는 통일의 꿈을 꾸고 떠났던 출발점 원주, 강원감사 정철의 관동별곡 출발점, 조선시대 여자의 몸으로 14세에 남장을 하고 금강산으로 여행을 떠났던 김금원도 원주의 길에서 세상을 향해 도전의 길을 떠났다. 그 원주의 길을 10월 중순 대한민국 국민은 주목할 것이다. 가장 어려운 단어로 느껴지는 군인, 군대문화 이것을 시민과 군인이 함께 문화적 콘텐츠로 승화시키는 최초의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에딘버러 축제에서 늙은 예비역 할아버지가 눈물을 흘리는 것은 그들의 밑바닥에 흐르는 정서를 문화적 콘텐츠로 승화시켜주었기 때문이다. 2008년 대한민국 PR대상을 받았던 마인이라는 군인뮤지컬 주제도 결국은 군대가 아닌 가장 군인다운 모습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한국 공연문화사에 길이 기억될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일찍이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수많은 끼를 가진 재주꾼으로서 군인과 따뜻한 원주시민이 만나 펼치는 축제,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히 여기는 새로운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축제의 주인공 시민들도 이 축제에 팔짱 낀 구경꾼이 아닌 주도적인 축제의 주인으로 모두 즐길 수 있는 기획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