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으로는 첫 고위공무원에 임명된 조명철 통일교육원장이 취임축하 명목으로 각계에서 보내 온 난 화분 100여개를 대부분 보낸 사람에게 돌려 보냈다고 한다. 국민귄익위원회가 제정한 공무원 행동강령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공무원 행동강령에는 금품, 향응의 경우 3만원 이상은 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는데 난 화분 가격이 3만원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반송도 규정에 근거해 화원이 아니라 돈을 지불한 당사자에게 되돌려 보냈다. 난 화분을 보낸 사람들 중에는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직자가 된 이상에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원주시 공무원들은 어떨까? 아직까지 난 화분을 돌려 보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원주시 승진인사가 이뤄지면 어김없이 해당 사무실에는 화분이 넘쳐난다. 화분 숫자도 승진 당사자의 직급이 높을수록, 인허가나 업체와 관계가 많은 부서일수록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직무와 관련한 사람들로부터 받은 것이 많다는 얘기다. 외부 사람들로부터 음식을 대접받는 경우도 3만원이 넘으면 안된다. 이 규정대로라면 저녁식사를 대접받는 경우는 대부분이 행동강령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저녁식사는 대부분 금액이 비싼데다가 술까지 곁들이면 3만원이 훌쩍 넘는다. 룸싸롱이나 웬만한 카페에서 술접대를 받는 것은 생각해볼 여지도 없다.

이 규정을 지키는 원주시 공무원은 얼마나 될까? 사실 3만원 이하 접대 규정을 지키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원주투데이도 윤리강령에 3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을 수 없다고 규정돼 있어 저녁시간에는 가급적 약속을 잡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때로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사거나 원만한 대인관계를 갖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럼에도 공무원 윤리강령이 3만원 이하로 제한한 것은 공무원이란 신분을 가지고 있는 이상 엄격한 생활을 감수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공명정대한 업무처리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금액이 많고 적음을 떠나 누군가에게 대접을 받으면 부담을 갖게 된다. 또한 접대를 하는 사람들은 무언가 혜택을 받기를 원한다.

때문에 제대로된 공무원이 되려면 어쩔 수 없이 다소 불편을 감수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 뿐만아니라 주변 지인들과의 관계에서도 좋은 소리보다는 지나치게 팍팍하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지연, 학연, 혈연, 종교 등을 이유로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공무원 행동강령에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공무원은 참으로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원주시 공무원들 모두가 불편하더라도 공무원 행동강령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