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은 국가의 엄숙하고 비장한 국경일로 태극기를 특별히 조기로 다는 날이다. 국가유공자 및 참전유공자와 유가족을 모시고 경건하게 치러져야 할 행사를 다녀오고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우선 뜨거운 날에 참석자들이 앉을 수 있는의자가 부족하여 나이 많으신 노인분들이 서있는 장면을 너무나도 많이 보았다. 기념식을 준비하는 주최측의 안일함이 여실히 나타났으며 시장을 비롯 시의장 등 소위 귀빈들은 맨앞상석에 앉아 있는 장면과 식장 주인공들이 의자가 없어 서서 먼발치에서 엑스트라 노릇을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참으로 알 수가 없는 현장이었다.게다가 기념식 중 분향하는 순간에도 학생들이 자리한 한쪽에서는 장난을 치고 떠들고 제멋대로 어수선한 분위기로 기념식장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현충일에 함께하고 뜻을 기리는 본연의 자리를 무색하게 만드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국가 유공자의 한사람으로서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 들었다. 좋지 못한 현장을 체험하고 나니 그저 씁쓸하기보다는 길지 않지만 소중한 기념식 행사를 이렇게 치러야 하는가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국가보훈처가 15세이상 남녀 2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민보훈 의식지수에서는 10대·20대의 현충일 의식지수가 각각 5점 만점 기준에 3.81점과 3.98점으로 나와 국민 전체 평균(4.37점)에 크게 못 미쳤다.

기념식장에 참석하는 학생들에게는 식장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사전에 조금이나마 교육을 시켰다면 어수선한 행동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원주시에서는 국가유공자 및 참전유공자와 유가족 등을 진심으로 배려 했다면 의자가 모자라 주인공들이 서있는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주객이 전도된 기념식 행사를 보며 전시성 행정이 아직도 없어지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이 기회에 학교에서는 현충일에 대한 참된 마음가짐의 교육이 절실하다고 본다.

이동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