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식, 상현아!!" 시위군중 속에서 서의돈이 상현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내질렀다. "우리 조선놈들 제법이다." "그럼요, 형님!" "이 자식아! 고만 울어라!" "오늘만요!" 상현은 소년같이 울었다. "상현아!" "으흐흐흐…" "이 많은 사람들 속을 뒹굴고 싶구나! 밟혀 죽어도 한이 없을 것 같다!" "우리 독립되는 날에 밟혀 죽읍시다!!" <토지 제 3부 1권 19쪽 중>
　
박경리 선생의 소설 '토지'에서 3·1운동은 초창기에 독립이 가까이 온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3·1운동은 그만큼 억눌려 살아왔던 조선사람에게 한 줄기 희망과도 같았다.

토지한국사학교에서는 5월을 맞이하여 소설 '토지' 속의 3·1운동을 주제로 천안과 안성에서의 독립운동에 대해(특히 3·1운동을 중심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 둘러본 곳은 크게 천안과 안성의 3·1운동 관련 사적지이다. 천안에서는 독립기념관과 유관순열사 사적지를 둘러보았다. 독립기념관에서는 시기와 지역별로 항일운동과 독립운동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다.

우리의 항일운동과 독립운동은 지역을 불문하고 독립에 대한 열망이 하나로 이어졌고, 그에 대한 일제의 가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독립 하나를 위해 싸웠음을 다시금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독립기념관에 이어 유관순 열사를 중심으로 조성된 3·1운동 사적지를 찾았다. 아오내(병천)에는 천안의 3·1운동이 그 자리에서 일어났음을 알려주는 표지석을 세워두었다. 그리고 도심에서 잠시 벗어나 유관순열사기념관으로 향했다.

유관순열사를 모신 사당에서 참배를 올리고 자세한 이야기를 듣는데 아주 아이러니한 사실을 알게 됐다. 바로 이전에 있던 유관순 열사의 영정이 친일에 가담했던 화가의 손으로 그려졌다는 사실이었다.

항일과 친일은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는 관계이다. 어떻게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친 분의 초상을 친일 행위자의 손으로 그릴 수 있는가에 대해 씁쓸했다. 그나마 한 가지 다행이었던 사실은 몇 년 전 그 그림을 떼어내고, 현재는 다른 초상화로 바꾸었다는 사실이다. 뒤늦게나마 바로잡아야 할 것이 바로잡혔다는 사실에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성 3·1운동기념관 역시 안성의 3·1운동을 주도하다 희생된 열사들의 위패를 모셔놓았다. 또한 천안 독립기념관과 유관순 열사 사적과 마찬가지로 당시 사료들을 제시해주어 당시의 상황이 어떠하였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이번 답사를 통해 분명한 것을 하나 알게 되었다. 천안이건 안성이건 공통적이었던 것은 3·1운동을 통해 독립에 대한 바람을 일본에 극명히 드러냈다는 사실이다. 이는 천안과 안성뿐 아니라 원주를 비롯해 한반도를 넘어서 전 세계 동포들도 한마음으로 독립을 기원한 것이다.

지역은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기억해야 할 것은 어느 지역에서 얼마 만큼 봉기했고, 피해를 입었느냐가 아니라 민족의 독립을 위해 피를 흘리며 희생한 선조들이 있었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