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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천국 이일우·한혜연 부부
"봉사위해 휴일도 바꿨어요"
2011년 05월 30일 (월) 최윤경 기자 cyk@wonjutoday.co.kr

   
 
"봉사라고 생각했으면 지금까지 하지 못했겠죠. 이젠 안가면 오히려 내가 마음이 불편해요 가위를 놓는 그날까지 계속 할머님들을 찾아 뵐 겁니다" 

24년째 단계동 '사랑의 집' 할머니들의 전속 미용사를 자처하는 부부가 있다. 중앙동에서 '머리천국'을 운영하는 이일우(52)·한혜연(44) 원장 부부이다.

이일우 원장은 24년 전 원주역 앞에 '나나 미용실'을 오픈하면서부터 사랑의 집 봉사를 시작했다. 당시 미혼이었던 이 원장은 미용을 배우면서부터 시설을 찾아 봉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이 원장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봉사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생활의 일부일 뿐이지 특별하게 봉사라고 이름 붙여서 세상에 알릴만한 일이 아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 미용실은 화요일이나 일요일에 쉬는데 '머리천국'은 매주 첫째, 셋째 목요일이 정기휴일이다. 그 중 첫째주 목요일에 사랑의 집을 찾아 미용봉사를 하는 것.

이 원장은 "우리도 원래는 월·수요일이 휴일이었는데 그 날은 사랑의 집에 다른 봉사자 방문이 예정돼 있어서 미용봉사를 하기 어려웠어요. 봉사가 가능한 날이 목요일 뿐이라 그 날짜에 맞춰 미용실 휴일을 바꿨지요"라며 "목요일은 당연히 미용실이 안 쉬는 줄 알았다가 헛걸음 치는 손님들도 간혹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사랑의 집 할머니들과 젊은 시절을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대부터 50대가 된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함께 겪었고 할머니들을 만나면서 인생에 큰 힘을 얻게 됐다고 한다. 특히 독신으로 살고자 했던 이 원장의 생각을 바꿔놓은 할머니도 있다.

"청주에서 버스회사를 하시다가 나이가 드셔서 사랑의 집에 오신 분이 있었는데 그분이 결혼을 하지 않으셨어요. 항상 저를 보면서 하시는 말씀이 돈이 많아도 나이 들면 부부랑 자식보다 더한 것이 없다면서 꼭 결혼을 하라고 하셨죠.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들었다가 점점 저도 생각이 바뀌고 지금의 부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됐어요"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부인 한혜연 씨를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미용실을 함께 운영하며 봉사도 함께 다닌다.

"저 혼자 다녔을 때는 아침 일찍 가도 어두컴컴해져서야 끝났는데 부인과 함께한 후로는 훨씬 수월해졌고 힘도 많이 돼요. 이제는 할머님들이 저보다 부인한테만 머리를 하려고 해요"라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딸도 같이 가서 부부의 일을 거들며 봉사활동을 같이 하곤 했는데 요즘은 입시 준비 때문에 바빠 같이 못가고 있다고 한다.

사랑의 집에서 14년째 일하는 한 관계자는 "미용봉사 해주시는 것만 해도 감사한데 한 번도 빈손으로 찾아온 적이 없다"며 "항상 할머님들 드시라고 떡이나 먹을 것을 챙겨오세요. 지금이야 미용을 할 수 있도록 작은 공간을 마련했지만 예전에는 여름에는 마당 느티나무 아래에서, 겨울에는 복도에서 머리 손질을 해주셨어요. 앉아서 쉬지도 못하고 꼬박 대여섯 시간씩 서 계시면서도 불평은커녕 인상 한 번 찡그리는 법이 없는 분이세요" 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할머님들도 다들 원장님 부부가 오실 날만 기다리세요. 심지어 봉사 오시는 첫째 주 화요일에는 아침 일찍부터 현관 밖에 나가서 기다리시는 분들이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사회복지사도 거들었다. "이 원장님은 우수자원봉사자로 시장상과 도지사상을 받으신 적이 있어요. 그런데 절대 드러내면서 봉사를 하고자 하는 분들이 아니고 상을 받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이 완강하셔서 추천할 때도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몰라요"라며 "요즘은 점수를 따려는 학생들이나 이미지를 생각해 봉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분들이야 말로 정말 제대로 된 봉사를 하는 본보기가 될 만하다"고 말했다.

이제 쉰을 넘긴 나이에 오랜 시간 서서 일하고 봉사까지 하려면 힘들 법도 한데, 이 원장은 "한 달에 한 번씩 찾아뵙다 보니 어느새 20년이 넘었는데 그 일을 봉사라고 생각했으면 지금까지 하지 못했을 것이고 안가면 오히려 내가 더 마음이 불편할 정도"라며 "가위를 놓는 그날까지 계속 할머님들을 찾아 뵐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경 기자  cyk@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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