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면서 꽃망울 고이고이 맺었나니
　흔들리지 않고 피는 사랑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서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비바람 속에 피었나니
　비바람 속에 줄기를 곧게 곧게 세웠나니
　빗물 속에서 꽃망울 고이고이 맺었나니
　젖지 않고서 피는 사랑 어디 있으랴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처럼 세상 살면서 쉬운 삶이 어디 있을까?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사람마다 외모, 성격, 직업 전부 다 다른데 또 사람마다 이런 저런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다. 저마다 그렇게 열심히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다. 열심히 사는 어른들을 보며 지금은 흔들리고 또 비바람에 젖기도 하지만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살 수 있는 희망과 힘을 얻으리라 믿는다.

어느 날 졸업한 한 학생이 울면서 찾아왔다. 가장 친했던 친구가 나쁜 길로 빠지는 걸 그냥 보고만 있기가 너무 힘든데 자기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한다. 이 두 친구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열심히 공부하고 남에게 봉사하며 잘 지내던 친구였다.

서로 다른 중학교로 배정이 되면서 떨어지게 되었는데 힘든 가정환경과 사춘기, 따돌림 등 이런 저런 이유로 한 친구가 나쁜 길로 빠지게 된 듯 하였다. 다행스러운 건 울며 찾아온 친구에게 자신의 힘든 사연을 이야기 해 준다는 것과 작은 힘이나마 어른인 제가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다. 이야기를 들어 준 후 아이를 달래서 집에 보내고 이곳저곳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을 찾았다. 현재 아이를 위한 지원이 다양한 기관에서 진행 중에 있으며 그 전보다 안정된 환경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 많은 학생들이 가정형편 때문에 혹은 가족 구조상의 문제 때문에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지 못하고 주저앉고 있다. 사회가 급변하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이렇게 어렵고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 이런 학생들에게 미약한 힘이지만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기 위해서 또 조금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게 해 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사업이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이다. 또 그 사업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 교육복지사이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은 교육취약 아동, 청소년의 교육 기회, 과정, 결과에서 나타나는 주요 취약성을 최대한 보완하기 위해 교육, 문화, 복지 등의 통합지원체제 구축 사업이다. 모든 아동과 청소년이 일정 학령기에 갖추어야 할 기본생활습관, 기초학습능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사회적 관계형성 능력 등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또한 가정-학교-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통합지원체제 구축을 통해서 아동과 청소년 삶의 전 영역에서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2003년부터 시작된 교육복지사업은 2011년 현재 전국 각지의 많은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사업 예산이 확보되고 사업 자체가 확대 시행되고 있는 건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경제적, 환경적 사각지대에서 누군가의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많이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지역과 학교에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을 통해 흔들리며 피고 있는 사랑스러운 우리의 꽃들이 가정형편 등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