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이 푸르른 오월이다. 지난 15일 원주문학계의 큰 별이셨던 조명복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다.

성호 조명복 선생은 1988년도 시조문학 여름호와 1989년 시조문학에 '돌 이야기'로 시조 문단에 등단, 87년부터 북원문학회 회원으로 문단활동을 시작하여 제20대 원주문인협회장을 역임 하였으며 원주문협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원주문학계에 지대한 업적을 남기셨다.

더욱이 귀래면에 성호 문학촌을 만들고 청소년 백일장을 열어 시조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이 지대하시다. 창조문학 대상, 제25회 강원문학상, 강원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저서로는 백자의 고백, 들국화 사연을 남기셨다.

평소 나즉한 음성으로 문학에 대한 말씀을 들려주시던 조명복 선생님과 함께 했던 순간,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성호문학촌을 개관하던 날 그리 기뻐하시던 선생님은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다. "문학인들이 이 곳에 와서 문학을 이야기하면 얼마나 좋겠냐"시며 문학촌에다 손수 시비도 세우고 나무도 심으셨다. 누구보다도 문학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셨던 선생님은 해마다 성호문학촌에다 꾸준히 써 오신 작품으로 시화전을 열곤 하셨다.

선생께서는 신록이 우거진 여름마다 성호문학촌에서 성호시조백일장을 열곤 했다. 우리 원주 문인들도 참석하여 문학과 인생에 대한 강연을 들었는데, 이제 선생이 아니 계시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2010년 원주문학에 실린 선생의 시 <천당과 지옥>은 와병 중에 쓰신 작품이다.
　
　눈 뜨면 천당이고
　눈 감으면 지옥이네
　
　입원실에 걸린 전등
　별이다가 달로 뜨는
　
　하룻밤
　넘나드는 명암
　병마의 술책이다
　
병마와 싸우시면서도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펜을 놓지 않으셨던 선생님. 인생은 짦고 예술은 길다 라는 말이 있듯이 비록 선생님은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선생님이 남기신 주옥같은 작품들은 우리 원주문인들과 선생님이 사랑했던 모든 이들의 가슴,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