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하는 일에 반대하는 일은 힘들고 하기 싫은 일입니다. 하지만 무리를 해서라도 해야만 되는 일이기에 주민들이 발 벗고 반대 서명과 탄원서를 제출하고 민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바로 생존과 직결되는 물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은 공기와 더불어 인간 생존의 필수요소입니다. 따라서 개인의 소유가 될 수 없습니다. 내 땅 위로 흐른다고 물을 막아서 혼자 사용하거나, 내 이익을 위해 팔아먹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지상에 몇 평의 땅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대형 관정을 뚫어 물을 마치 자신의 소유인양 마구 퍼 올려 팔아먹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하수는 지표의 물이 스며들어 생성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자원입니다. 아무리 좋은 지하수라 할지라도 무한정으로 쏟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생산보다 소비가 많으면 고갈 되는 게 당연합니다.

더구나 귀래2리는 대표적인 물부족 지역입니다. 상수도가 들어오지 못해 마을마다 간이상수도를 설치해 지하수를 끌어올려 식수와 생활,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그마저도 오염과 물 부족으로 대부분 5~9번 이상 관정을 옮겨가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비 생수업자측은 자신의 땅에서 노다지를 캐겠다는 욕심과 시추업자의 부추김에 도에서 가 허가를 받아 관정을 시공하고 허가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개인의 소유가 될 수 없는 물을 더구나 그 물에 목숨 걸고 살고 있는 주민들이 있음에도 주민설명회와 주민의 동의 없이 가 허가 절차를 밟아준 시와 도의 행정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충청도처럼 한마을(초정리)이 폐허처럼 변하고 나서야 가 허가 전 주민동의를 받도록 법에 명시할 생각인가 봅니다.

탄원을 제기하자 '몇 차례의 수질검사와 풍수기, 갈수기의 수량검사 등 환경영향평가를 한 뒤에 허가를 하므로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도의 답변이 왔습니다. 자연은 전 세계의 유명한 전문가들이 수 십 년간 모아온 데이터로 예측한 일들도 보기 좋게 빗나가게 합니다.

그런데 단 육 개월에서 일 년 동안 측정한 데이터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더구나 넓은 지역에 분포된 지하수의 흐름을 정확히 계측할 수나 있겠습니까. 국가가 하는 사업도 환경평가위원들의 편향된 의견 하에 평가서가 작성돼 번복되는 평가들을 봐왔습니다.

앞으로 귀래 2리 생수공장 반대추진위원회는 관련기관에 생수공장허가 반대에 대한 청원을 계속할 것이며 다시는 이런 무책임한 행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례안에 주민동의절차가 들어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조금이나마 '공적자원'인 지하수의 원칙적 개념에 대해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