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기요양시설은 치매, 중풍, 기타 노인성질환을 갖고 계신 분들이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의 등급판정을 받아 입소하는 생활복지시설입니다. 요양원은 호스피스 시설과 다릅니다. 질환을 갖고 계신 어르신들이 여생을 잘 마무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르신의 잔존능력 향상 및 질병관리를 통해 건강상의 활력을 되찾아 제2의 활기찬 인생을 만들어드리고자 건립된 곳입니다.

어르신들을 새로운 인생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다보면 남모를 기쁨과 뿌듯함을 느끼게 됩니다. 같이 살을 부비고,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활동을 하다보면 정도 들고 존경하는 마음도 우러납니다. 내 할머니와 할아버지처럼 살갑게 느껴지고,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분들을 통해 삶에 대한 무한한 경외심을 느끼게 됩니다. 힘들기는 해도 보람있고 행복합니다.

하지만 개선해야 될 점도 있습니다. 첫 번째 케어인력 부족으로 요양보호사 업무가 과중해 전문성을 높여가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입니다. 법정인력기준이 어르신 2.5명당 요양보호사 1명으로 책정됐지만 실질적으로 2교대나 3교대 근무를 하게 되면 어르신 5~6분을 요양보호사 1명이 모셔야 합니다. 요양보호사 1명이 어르신의 세면도움, 기저귀케어, 대소변관찰, 목욕, 휠체어이동도움, 주변환경정리, 질병관리, 생활패턴관찰, 프로그램도움, 문제행동케어, 전산기록 등의 업무를 하기에는 힘겨울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등급판정이 엄격해짐에 따라 병원치료가 계속 발생하는 어르신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요양원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상주해 있지만 의사가 없는 생활복지시설입니다. 하지만 근래에 들수록 질환정도가 병원치료를 요하거나 병원출입이 잦은 어르신들이 늘어나 어르신을 모시고 병원에 가는 업무가 케어하는 업무보다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이니 정책을 현실에 맞게 보완하고 실정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안타까운 일은 요양원시설을 복지시설로 바라보기보다는 영리목적의 기관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요양원은 가정 형편상 또는 케어 기술 부족으로 가정에서 돌보지 못하는 어르신을 국가 보조와 20%의 자부담으로 어르신을 모실 수 있게 만들어진 복지시설입니다.

어르신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노인장기요양시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요양원은 수익을 남기기도 쉽지 않지만, 수익이 나더라도 그것은 시설투자와 인력투자, 지역사회환원 등 어르신과 공익의 목적으로 씁니다. 물론 일부 개인시설에서 수익창출을 위해 요양서비스를 부실하게 운영하는 잘못된 경우도 있지만 이 부분은 지역 주민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자연스럽게 정리돼야 할 것입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된 지 3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문제점과 해결해야 할 과제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대체적으로는 긍정적인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르신의 가치와 존엄을 존중하며, 어르신 개인의 성향을 중시하고, 어르신의 관점에서 어르신 중심의 철학을 갖고 업무에 임한다면 정책 시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은 원만하게 해결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법이나 정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시행하는 사람들입니다. 선진적인 요양시설, 모범적인 요양서비스, 훌륭한 직원이 많아져서 그분들의 고민과 노력을 통해 요양보호서비스는 개선되고 발전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제가 업무를 보고 있는 요양원이 전국에서 가장 따뜻하게 어르신을 모시고, 가장 바르게 운영하는 모범적인 요양원이 될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