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시인 성호 조명복 선생이 지난 13일 밤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6세.

　빈소가 마련된 원주기독병원 장례예식장에는 많은 문인들이 발길이 이어져 문학계 원로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고인의 유해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장돼 하늘원 납골당에 안치됐다.

　고 성호 조명복 선생(1935~2011)은 1988년 52세의 늦은 나이에 시조문학을 통해 등단했지만 시조시집 '백자의 고백' 등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 '돌의 숨결', '교양에세이' 등을 펴내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후배 문인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은 인물이다. 주위 지인들에 따르면 병상에 누운 최근까지도 펜을 놓지 않았을 정도로 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문학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특히 지난 2006년에는 사재를 털어 귀래면 웅동에 성호문학촌을 설립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평소 국내 문단에 시조가 취약하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겼기 때문이다. 이곳에 매년 세미나와 시화전 등 각종 문학행사를 열어 문인들과 시민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으며 2007년부터는 해마다 성호 시조백일장을 개최, 시조창작과 시조 시인 배출에도 힘썼다.  

　99년부터 2년간 지부장을 맡아 원주문인협회를 이끌었으며, 강원시조문학회 부회장, 강원문인협회 이사, 환경문학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창조문학 대상, 강원문학상, 월간문학 신인상, 강원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유족은 미망인 이숙자(71) 여사와 1남2녀.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