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에 푹 빠진 김동수 옹.

오는 28일 개최되는 강원도 어르신인터넷과거시험에 김동수(87) 옹의 도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옹은 원주 최고령 도전자로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누구보다 시험 준비에 열성적이다.

지난 2004년부터 (사)한국복지정보통신협의회 강원지부 원주지회에서 컴퓨터 수업을 받은 김 옹은 다음해인 2005년 처음으로 강원도 어르신인터넷과거시험에 참가한 이후 3년 연속 은상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인터넷 검색이나 문서작성 말고도 젊은 사람들도 다루기 힘든 스위시, 태그 등 전문분야에도 능숙하다. "배움이 짧아 영어도 할 줄 모르고 처음에는 영어자판 누르는 것도 전혀 못해 무조건 외워서 하는 수밖에 없었지. 그래도 이젠 프로그램 명령어 쓰는 것도 제법 익숙해 졌어."라고 김 옹은 말한다.

이북 강원도 철원에서 농사를 짓다가 6·25 전쟁 당시 원주로 피난왔다. 원주에서 생선장사, 쌀과 연탄배달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일을 그만둔 후에도 젊은 시절 부지런함이 몸에 배 매일 새벽4~5시면 일어나 아침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집에서만 지내는 것에 무료함을 느끼시던 중 우연히 노인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7년째 계속되고 있다.

오랜 시간 김 옹을 봐온 김수업 (사)한국복지정보통신협의회 강원지부장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단 한 번도 수업을 거르신 일이 없다"며 "여든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어찌나 정정하신지 명륜 2동에서 교육장이 있는 태장1동까지 매일 오토바이를 직접 운전해 수업을 받으러 나오신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수강생 20여명과 사진동호회를 결성해 강원도 곳곳으로 출사를 나가 사진을 찍고 그 사진으로 스위시를 이용해 수준급의 작품을 만든다.

"어르신인터넷과거시험에 여러 번 나갔지만 이젠 상을 타는 것보다 지금까지도 참가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어. 점점 나이가 들다보니 자판 누르는 속도도 내 맘대로 되지 않고 모니터에 나오는 글씨도 금방 읽어내지 못하겠더라고"라면서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컴퓨터를 배우고 좋은 대회가 있으면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 어르신인터넷과거시험은 정보검색, 문서작성 및 편집 등 컴퓨터 활용능력을 평가하며 수상자 9명은 다음 달 15일 전국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최윤경 기자 cy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