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올해 신규시책으로 도입한 '컨벤션 지원 프로그램'이 무원칙하게 집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시책은 컨벤션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원주에서 개최되는 학술대회, 포럼, 워크숍 등에 외지인 참석비율이 70% 이상이고 2일 이상 진행하는 경우 외지인 참가자 1인당 2만원을 주최측에 지원하는 것이다. 이같이 하는 이유는 컨벤션 산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원주시는 이를 위해 3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3개 행사에 3천만원을 지원했다. 문제는 지원대상 행사 선정 및 지원금액 산정이 지나치게 임의적이라는 것이다. 원주시는 대한적십자봉사회에서 주최한 강원도적십자봉사회 리더교육은 300명 참석인원에 600만원을 지원했고, 원주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한 수도권전철 원주연장 성공적 추진을 위한 포럼은 200명 참석하는데 2천만원을 지원했다. 게다가 이 행사 참석자 따르면 참석자 200여명 중 상당수는 원주시 공무원이었다. 교육시간으로 인정해 줬기 때문에 대거 참석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수도권전철 관련 포럼에 2천만원을 지원한 것은 '기타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에 해당돼 최고액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파급효과도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파급효과다. 수도권 전철 원주연장 관련 포럼을 수도권 전철 원주연장이 가져올 파급효과로 확대 해석한 것이다.

원주의 최대현안인 수도권 전철 원주연장을 위한 분위기 조성, 당위성 확립 등을 위한 포럼을 개최하는데 행사비용을 지원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 하지만 컨벤션 산업 활성화를 위한 예산으로 지원한 것은 문제가 있다. 차라리 민간단체 행사보조 차원에서 별도예산에서 지원했어야 한다. 행사지원에 대한 뚜렷한 원칙 없이 '기타 파급 효과'를 적용해 지원할 경우 지원예산은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불어날 수 있다. 실제로 원주시는 당초 편성한 예산 3천만원이 바닥나 추경예산으로 4천만원을 요청했다. 추경예산이 확보된다해도 연간 외지인이 참석하는 행사 수를 감안하면 금방 바닥이 날 것이다.

컨벤션 산업은 컨벤션 시설뿐만 아니라 관광산업, 음식업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관심을 갖는 산업이다. 하지만 인센티브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화관광 인프라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인센티브는 지역관광, 음식업 등에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사업에 한정해 지원해야 한다. 지금처럼 외지인이 참석하는 행사에 모두 지원하거나 파급효과를 확대해석하는 것은 행사보조금이나 다를게 없다. 추경예산 편성을 계기로 지원규정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