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계획은 기숙사생 한정
 자취·하숙생과 형평성 고려

작년 11월 구성된 '원주시 국회의원 2명 선출을 위한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원주시의회가 주도했다. 내년 실시되는 총선에서 선거구 분구를 통해 국회의원을 2명 선출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인구 늘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일 시의회에 상정된 '원주시 기숙사 거주 대학생 거주지 이동 지원조례안'도 추진위에서 계획한 것을 원주시가 조례안으로 만든 것이었다.

관내 기숙사에 거주하는 대학생이 원주시로 전입신고를 하고 1개월이 넘으면 학기당 학자금 5만원을 지급하고, 이에 적극 협조하는 대학에는 장학사업비를 지원한다는 게 조례안의 골자이다.

그런데 시의회 전문위원실에서 검토한 결과 이 조례안은 문제가 있었다. 최종문 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주소지 이전은 주민등록법에 의한 법절차를 이행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것은 장래에 많은 문제요인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등록법에 의하면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주소지를 옮기면 14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없이 기간 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5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소지 이전 등록은 법에서 정한 규정을 이행하는 것이므로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숙사에 거주하는 대학생만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하숙·자취 등으로 거주하는 대학생은 혜택에서 제외돼 형평성 문제에도 어긋난다. 최 전문위원은 "자치단체 조례는 자치단체 내의 모든 주민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도록 제정돼야 헌법에서 정한 자치에 관한 규정 제정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검토보고서에 명시했다.

조례안을 심사한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에서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행정복지위는 비공개 협의에서 지원대상을 기숙사 거주 대학생에서 원주시 관할구역의 대학 재학생으로 확대하고, 조례안 명칭도 '원주시 대학생 거주지 이동 지원조례안'으로 수정해 의결했다.

시의회가 주도해온 사업이다보니 결정하는데 부담이 컸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행정복지위 김홍열 시의원은 "법과 원칙을 준수해야 할 시의회가 지방재정법 위반 소지가 있는 조례안을 명분을 앞세워 통과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