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지구의 날을 기념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구 환경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됐다. 또한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원주투데이는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시민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시내버스 이용 문제, 도심 교통혼잡과 관련한 정책을 중심으로 진행했으며 분석결과 교통정책 수립에 참고할만한 의미있는 자료를 확보했다.

설문조사 결과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도심 교통혼잡을 막기 위해서는 승용차나 특정차량의 도심진입을 통제해야 한다는데 대해 37%가 찬성, 38%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또한 불법주정차 단속에 대해서도 64%가 더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주 교통수단이 자가용이라고 응답한 사람들 중에도 53.3%가 이렇게 응답했다. 최근 주민설명회를 마치고 착공 준비에 들어간 원일로·평원로 일방통행 전환에 대해서도 59.3%가 차량흐름이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취지는 좋아도 자신이 불편할 수 있는 정책은 반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의외의 결과였다.

세가지 질문 모두 자치단체 입장에서 보면 정책도입에 부담을 가질만한 사안이다. 실제로 원주시에 접수되는 민원사항 중 불법주정차 단속에 불만을 표출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원일로 일방통행만 해도 그렇다. 원주투데이는 7년 전부터 도심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일로·평원로 일방통행이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주장해 왔고 많은 전문가들도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정책 도입까지 7년이나 걸렸다. 효과에 대한 확신, 부수적인 문제 등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원주시가 머뭇거리게 된 이유 중에는 반대여론도 한 몫했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정책 추진에 있어 좀 더 과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방통행이나 불법부정차 단속, 승용차 도심진입 제한 등은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도로나 주차장을 조성하지 않고도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들이다. 그럼에도 과감하게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반대여론이 많아서가 아니라 일부 목소리 큰 사람들 때문이다. 세금으로 만든 도로를 제 집 주차장이나 되는 듯 불법주정차 단속에 항의하는 상인들이 대표적인 집단이다.

어떤 정책이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때문에 대부분이 찬성하는 정책에는 보다 과감해야 한다. 특히 교통정책은 기후변화 주범인 탄소 배출량 감소라는 인류의 미래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이번 설문조사가 교통정책에 제시한 과제는 불법주정차 단속 강화, 승용차 도심진입 제한 외에도 시내버스 활성화를 위한 보다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내버스 이용에 따른 불편이 개선된다면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30%에 달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