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한 15평 공간이 아기자기하다. 식탁을 장식한 러그, 등받이 쿠션, 정감있는 천연염색공예, 주방에서 바삐 움직이는 모녀가 두른 두건과 앞치마까지 어느 것 하나 권기화 대표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신들린산나물비빔밥(7천원), 콩수제비(6천원), 콩구미범벅(7천원). 이 세 가지는 이집 모녀가 만들어 내는 특별한 메뉴다. 콩나물을 비롯해 채소들은 모두 '한살림'에서만 구입한 웰빙 재료들이라 믿고 먹을 수 있다.

투박한 자연스러움이 멋스러운 비빔 그릇도 밥맛을 살리는데 한 몫 한다. 큼직한 비빔그릇에 여러 가지 나물을 넣고 밥을 쓱쓱 비비는 순간부터 입안엔 침이 고인다. 콩수제비는 쫄깃쫄깃 하며, 구수한 국물이 냉이 향과 조화롭다.

콩구미범벅은 콩과 고구마가 들어간 범벅을 줄여서 지은 이름. 달착지근한 고구마와 고소한 콩이 입안에서 씹히면 어릴 적 먹었던 호박범벅이 생각난다. 좁쌀로 담근 깍두기 하나면 다른 반찬이 필요없다.

잊고 있었던 토속적이고 소박한 옛 맛을 재현한 뒤 그 위에 정갈한 옷을 입힌 것 같다. 남편 고진하 목사의 시(詩)와 딸 고은비 양의 그림이 '공간15평'을 빛내는 인테리어다. 위치는 남원주중학교 근처 초록공원 옆. 매주 일요일 휴무. ▷문의: 7633815　 임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