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장학금 8만9천불 제안까지 '모시기 경쟁'

원주출신 법대 졸업생이 미국의 명문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5곳에 동시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원주고를 거쳐 한동대 법학부를 졸업한 정규황(29) 씨.

정 씨가 합격한 대학은 미국 워싱턴 소재 조지타운대를 비롯해 밴더빌트대, 조지워싱턴대, 미네소타대, 벤자민 카도조대 등 모두 미국에서 손꼽히는 명문대로, 그는 5개 대학 로스쿨로부터 동시에 합격통보를 받았다.

단순히 합격한 것만이 아니다. 미국 로스쿨 중 상위 20위 안에 포함되는 밴터빌트대가 입학조건으로 정 씨에게 3년간 8만9천불을 지원하겠다고 제의했고, 명문 중의 명문인 조지타운대는 3년간 1만5천불을 주겠다고 제안하고 나섰다.

특히 밴더빌트대의 제시금액을 알게 된 조지타운대는 이례적으로 장학금을 상향조정, 3년간 3만7천500불을 제시했다. 경쟁이 치열한 미국 명문 로스쿨들이 정 씨 모시기 경쟁에 나선 것이다.

정 씨가 미국 로스쿨 진학에 뜻을 두게 된 것은 지난 2008년부터. 모교인 한동대에도 로스쿨이 있지만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실무적 단계에서 국제법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국내보다 미국 로스쿨 진학이 유리하다는 생각에서다.

친한 선배들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2개월간 전문학원에 등록해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에는 부모님 일을 도와가며 로스쿨 입학 자격을 갖추기 위한 필수 시험인 LSAT 등을 홀로 준비해 왔다.

정 씨가 밝힌 합격 비결은 다양한 경험. 정 씨는 "부모님의 도움으로 중학 때부터 방학기간이면 필리핀 선교사 가정에 머물며 어학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고교 때는 교환학생으로 미국 오하이오주 농촌마을에서 1년간 공부했다"며 "덕분에 고등학교는 친구들보다 1년 늦게 졸업했지만 단순히 공부에만 매달리기보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국제적인 시각을 키우는 등 나만의 이력을 쌓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고심 끝에 조지타운대를 선택했다는 그는 "무엇보다 지금까지 믿고 응원해 준 부모님과 아내에게 감사하다"며 "국제법과 국제인권 등을 공부해 UN이나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일산동에서 기독백화점을 운영하다 현재는 횡성에서 사회복지법인 아름다운 오후를 운영 중인 정상환(60) 씨와 김금옥(57) 씨의 1남1녀 중 장남. 정 씨는 지난해 결혼한 아내 김지미(29) 씨와 8월말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