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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논란을 바라보며
2011년 04월 11일 (월) 정유선 원주여성민우회 대표 wonjutoday@hanmail.net
   

요즘 텔레비젼의 쇼오락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가 사람들의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일요일 저녁 황금시간대, 방송사마다 시청률 경쟁이 치열한데 MBC에서 쌀집아저씨로 유명한 김영희 피디를 내세워 기성가수의 서바이벌 경쟁이라는 포맷으로 음악프로를 기획해 시작 전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반신반의하던 프로그램이 방송되면서 부터는 정말 오랜만에 온가족이 둘러앉아 노래다운 노래를 듣게 됐다며 좋아하는 시청자가 많았다. 그런데 방송 3회 만에 예기치 않은 '재도전' 사건으로 프로그램이 존폐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첫 번째 탈락자로 결정된 김건모가 출연가수들의 요청에 재도전을 결정하게 되자 매회 한 명이 탈락한다는 규칙을 어긴 것을 두고 시청자들은 거세게 비난했다.

인터넷 등에는 피디 교체 서명 운동까지 일어났고 결국은 담당피디 사퇴와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사태에 빠졌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나는 가수다'에 대한 논쟁으로 정신이 없다.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은 단하나, 제작진이 원칙을 어겼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본적이 없었다. 하도 논란이 뜨겁기에 급기야 다시보기를 통해 3회 분량을 보게 되었다. 이미 사태가 벌어진 후에 시청을 한 터라 객관적 입장을 유지 할 수는 없지만 제작진이 약속을 어긴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면 시청자나 평가단 입장에선 충분히 분노할만 했다.

그렇지만 이것이 대한민국이 들끓을 만큼 중대한 사건인가가 의아스러웠다. "왜?" 왜 우리사회는 언제나 연예인들에게만 가혹할 만큼 강한 원칙과 도덕성을 요구할까?

돌아보면 우리사회는 사회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원칙을 어긴다. 원칙을 지키면 사회지도층이 될 수 없다는 듯이 부끄러움도 없이 자식을 군대에서 면제시키고, 위장전입을 하고, 부동산 투기를 하고, 성희롱을 하고, 탈세를 하고, 3대 세습과 주가조작, 논문표절, 온갖 로비와 거짓말은 기본, 공약은 지키지 말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들은 이런 일엔 분노하지 않으면서 연예인 사건에는 벌떼처럼 분노한다. 언제부터 연예인이 우리사회의 지도층이 된 걸까? 과연 '나는 가수다'에서 원칙이 지켜지면 우리사회에도 정의가 바로 서게 될까?

전국은 여전히 4대강 삽질에 강이 죽어가고 있고, 반값 등록금은커녕 연 천만원이 넘는 등록금과 끝이 없는 물가인상에 국민들의 허리는 휘다 못해 부러질 지경이다. 당장 강원도의 현실을 보면 도민들이 뽑은 이광재 도지사는 지사직을 상실했다.

그 결과 이광재 씨의 공약을 믿고 그를 지지했던 도민들의 표는 휴지가 되어 버렸다. 그뿐인가? 평준화와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걸고 당선된 민병희 도교육감은 종이호랑이가 되어버렸다. 지금 현실을 보면 교육감의 의지로 지킬 수 있는 약속은 하나도 없어 보인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한다.

시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던 선거를 통한 의사표현마저 이렇게 간단하게 묵살당한다면 이제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어떻게 내야하는 걸까?

이런 마당에 강원도민들에게 보궐선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투표해야 한다고,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우리사회의 윗분들은 이미 국민이 두렵지 않다.

광우병 사태 때도 그랬고, 한반도 대운하 때도 그랬고, 구제역 사태도, 연평도 포격도, 신 공항문제도 몇 놈이 모여 잠시 떠들고 촛불 몇 번 들고나면 조용해질꺼라고 굳게 믿는다. 그러고나서 어물쩍 이름만 바꿔서 다시하면 된다고 비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우리가 이렇듯 사소한 연예인이나 방송프로에만 분노한다면 앞으로도 우리사회는 정의와 원칙은 힘없는 국민과 연예인만 지켜야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들은 다른 세상에서 법과 원칙을 자기 기준대로 바꾸며 살테니까 말이다. 4.27 보궐선거를 코앞에 둔 지금, 진짜 크게 분노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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