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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리 마을회관 지킴이 김옥연 씨
자신 땅 마을회관 건립에 기증
2011년 03월 28일 (월) 최윤경 기자 cyk@wonjutoday.co.kr
   
 

마을회관 및 경로당 부지를 기증해 (사)대한노인회 원주시지부 지회장 표창을 받은 김옥연(67) 할머니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12년 전 호저면 주산리 마을회관을 짓기로 했을 당시 원주시가 건축예산은 책정했지만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회관 건립이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그 무렵 김 할머니는 농사일을 하다 탈곡기에 오른팔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남편과도 헤어지게 됐다.

그런데 김 할머니는 마을 이장을 찾아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땅 130평을 기증하겠다고 했다. 단지 신축 마을회관에 자신이 기거할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김 할머니 덕분에 마을회관이 건립됐고, 마을회관 한켠 3~4평 남짓 작은 공간에 구판장을 만들어 김 할머니가 거처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을회관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김 할머니는 1년 365일 마을회관을 관리하며 불편한 손으로 마을 어른들 식사대접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12년간 한결같이 마을회관을 지켜온 김 할머니의 선행이 입소문을 타고 전해지면서 모범노인 표창을 받게 됐다.

"나는 자식도 남편도 없는 자유로운 몸이라서 돈에 대한 집착이 없어. 어릴 때부터 외롭게 자랐는데 오히려 여기서 지내면서 매일 동네 어르신들 말벗도 돼 드리니까 심심하지 않고 좋아".

김 할머니는 이번에 부상으로 받은 상금 5만원도 그 자리에서 경로당에 기증했다. 기증한 땅 시세가 12년 전에 비해 4배나 올랐다는 말에도 개의치 않았다.

전라도 강진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3살 때 부모를 여의고 18살에 서울로 상경해 공장과 식당을 전전하며 힘겹게 생활했고 1977년 주산리로 시집와 34년째 살고 있다.

구판장 하루 수입은 많아야 4만원 정도. 장애수당과 기초생활수급자로 받는 돈으로 생활하지만 저축을 열심히 해 호저농협 대의원으로 위촉됐다. 또한 9년째 호저중학교에 매년 10만원 씩 장학금을 지원하고, 천사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학교문턱을 밟아본 적이 없다는 김 할머니는 배움에 대한 갈망을 버리지 못해 작년부터 '누리야학'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오는 5월 중입검정고시에 도전할 예정이란다.

매일 시내로 나가 공부하려면 버스 타고 오가는 길이 힘들기도 하지만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된 것이 꿈만 같다는 김 할머니는 "어린 학생들은 나처럼 가난해서 못 배웠다는 설움이 없었으면 좋겠어"라며 배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할머니는 마을회관을 지키며 좀 더 많은 봉사를 하는 것이 바람이다. 또한 "검정고시에 합격해 못다한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윤경 기자 cyk@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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