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란 어떤 것을 축하하며 벌이는 큰 규모의 행사로 제의적인 의미가 포함되기도 하는 일종의 '잔치'를 말하는 것이다.

각 지자체들이 심혈을 기울여 이런 의미로서의 축제들을 기획하고 개발하려고 하는 것은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함께 어울려 서로 기뻐하고 즐기는 가운데 안으로는 자연스레 공동체의식이 고양되어 지역 정체성 확보를 통한 지방자치의 원활한 실현이 일차적인 목적일 것이고, 밖으로는 축제를 보러오는 외지 방문객들을 유치해 경제유발효과를 창출하여 지역 경기활성화를 유도하고자 하는 것이 또 다른 목적일 것이다.

강원감영문화제 위원장 선출을 비롯한 조직 재정비와 축제 운영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쇄신 등 변화의 욕구를 외면하고, 위원장 공모와 투표를 통한 선출이라는 최악의 카드를 선택한 강원감영문화제위원회의 결정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른 모양이다.

지역의 덕망 있고 문화예술에 식견이 높은 인사를 추대해오던 30년 전통을 깨고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표결을 통해 위원장을 선출하는 방법을 택함으로서 변화를 거부하며 지역 망신을 자초하였고 "현재 위원회의 경우 이름만 내건 인사들의 명예를 위한 죽어있는 조직에 불과하다"며 "전환기를 맞아 지역에서 힘을 모아 위원회 자체를 해체하고 조직 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고 시민공청회 등을 통해 새로운 "감영문화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쇄신에 이제는 원주시가 나서야 한다"며 전임 위원장을 비롯한 강원감영제 원로들과 지역문화계가 뼈아픈 지적을 한 것이다.

어쩌다가 마땅한 위원장 추대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모를 통한 표결방법으로 위원장을 선출하면서까지 변화를 외면하고 현 체제를 유지하며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강원감영문화제가 하나의 축제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고 강원감영문화제위원회는 분명 축제를 치르기 위한 조직이며 따라서 강원감영문화제는 흥겹고 즐거운 하나의 성대한 잔치가 되어야만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만약 잔치가 즐겁지 않거나 마지못해 치러내야 하는 숙제가 된다면 이런 축제는 없는 것만 못한 것이고 예산 낭비일 뿐이며 지역의 갈등만 조장할 것이다.

도대체 '강원감영문화'란 어떻게 정의를 내릴 것인지, 과연 어느 부분을 전통문화로 계승 발전시키는 축제의 주제로 삼을 것인지가 중요하다. 또한 이런 축제가 지역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지, 혹시 지난 오백년 동안 강원도의 수부가 원주였다는 역사적 사실만을 자랑하기 위한 일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강원감영문화제'란 이름이 과연 다른 지자체에게는 어떤 의미로 읽혀질지, 또한 전통문화 계승 발전이 축제의 주된 목적이라면 과연 별도의 독립된 조직을 만들어 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 아니면 기존의 전통문화를 다루고 있는 단체에게 돌려주고 일관성 있게 유지 발전시킬 것인지 등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과감한 결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