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빈 신드럼'이라고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남녀노소 누구도 현빈이라는 배우가 해병대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 인기는 하늘을 찌릅니다. 그 사람이 너무 잘 생겨서? 너무 연기를 잘해서? 남들 안 가고 싶어 하는 군대를, 더구나 해병대를 가는 것이 너무 기특해서 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얼마 전 한 드라마를 통해 바로 주인공으로 나왔던 배우가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 역할에 딱 맞는 배우를 찾고 그 배우는 그 역할을 잘 소화해내 이루어낸 성과이지만 그 내용면에서는 요즘 사람들의 갈증을 자극하고 적극적으로 풀어준 중요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역할 바꾸기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내 입장을 그대로 느껴봐 주기를 기대하지만 그 기대를 맞춰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아무리 가까운 가족도, 같이 한 이불 덮고 자는 배우자도 절대 알 수 없는 오직 나만의 생각과 느낌입니다. 그래서 현재 내 상황이 가장 힘들다고 느끼고, 이해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절망하면서 우울해 합니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역할과 조건을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역할 바꾸기를 통해 상대방 눈으로 상대방의 상황과 입장을 경험해 보면 상대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심각하게 생각해 보게 됩니다. 혹시 지금 당신과 역할 바꾸기로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이 누가 떠오르시나요? 그 사람인 이유가 복수심이나 하소연 하는 마음일 수도 있고, 정말 속을 알 수 없는 나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최근 진료실에서 만났던 어떤 친구는 공부만 해야 하는 본인과 집에서 놀고(?) 있는 엄마랑 바꿔 봤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공부하기 힘든지 엄마가 알아야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엄마도 같은 심정일 것입니다. 단 한 번의 역할 바꾸기로 오해하던 상황이 종료되지는 않더라도 서로 으르렁 거리며 원망하고 비난하지는 않을 꺼라는 확신이 듭니다. 아쉬운 것은 현실은 드라마와는 전혀 딴판이라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역할 바꾸기 놀이는 서로를 잘 알아야하는 사람들끼리 정말로 필요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당장 진지하게 역할 바꾸기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