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인 원주에서 교육수장으로서 책무를 맡게 된 이명렬 원주교육장(59)을 만났다. 원주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졸업하고, 교직생활 대부분을 원주에서 보냈다는 이 교육장.

누구보다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이 클 수밖에 없는 이 교육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우산동에서 태어났으며  태장초, 원주중, 원주고 졸업후 강원대 국어교육과와 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1976년 인제중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한 이 교육장은 원주고, 원주여고, 치악고, 원주교육지원청 장학사 등 원주에서만 24년을 근무해 원주 교육실정에 밝다. 가족은 부인 오행희(57) 여사와 2남.
　
고향에서 교육장을 맡게 되셨습니다.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은데.

고향 원주에서 교육장이 됐다는 점에서 무척 영광스럽고 기쁘지만 한편으론 어깨가 무겁게 느껴집니다. 요즘 지인들의 격려가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한없이 평범하고 능력도 부족한 저를 믿어주시는 지역주민들을 위해서 노력하는 자세로 임하며, 원주교육 발전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어떤 자세로 일하고자 하시는지…

올해로 교직생활에 몸 담은지 35년이 됐네요. 그중 원주에서만 24년을 근무했으니 원주의 교육상황에 대해서는 밝은 편입니다. 퇴임까지 3년 반이 남았습니다. 교육장 임기가 1년이 되든 2년이 되든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학생, 학부모, 교사를 섬기는 자세로 일하겠습니다.
　
재임 중 꼭 펼치고 싶은 정책은.

무엇보다 지·덕·체를 겸비한 인재육성에 앞장설 것입니다. 단지 공부만 잘하고, 좋은 대학을 간다고 해서 뛰어난 학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덕과 체를 고루 겸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공부 뿐만 아니라 봉사점수, 체육성적 등이 뛰어나야 좋은 학교를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스스로가 가진 능력을 조기에 발견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발굴하고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학생이 돼야 합니다. 특수목적고등학교나 입학사정관제를 적용하는 대학 등은 아마 이러한 학생들을 원하겠죠.

또 학생들 조기 진학·진로지도에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생들 뿐만 아니라 유·초·중·고 과정에서도 체계적인 지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본인의 진로를 미리 선택한다면 장래의 꿈과 비전을 어릴적 부터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에 마음가짐과 행동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실시되는 사업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올해는 강원도 내 교육지원청 중 시범사업으로 '자기주도학습능력 배양사업'을 실시하게 됐습니다. 강원도 학생수의 약 1/4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원주가 선정됐고, 작년 9월부터 계획됐죠.

시·도비 포함해 1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사업인데요, 올해부터 1년간 관내 학교를 대상으로 자기주도 학습력 신장 프로그램,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고 교사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연수 프로그램도 실시하게 됩니다. 이 시범사업이 효과적으로 운영되면 도내 다른 시·군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도시와 비교해 원주교육의 강점은

원주, 춘천, 강릉을 비교하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배출된 인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특징이 나타나죠. 춘천, 강릉 같은 경우는 사회, 과학, 인문 계통의 인재들이 고루 배출된 경향이 있어요.

원주는 확연히 다릅니다. 타 지역에 비해 사관학교를 들어가는 경우가 유독 많고, 장성들이 다수 배출된 것 같아요. 원주에 군부대가 많고 장성들도 많다보니 유년시절 그들을 보고 자란 분들이 지금의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제는 보다 다양한 지역인재들이 배출돼야겠죠. 춘천, 강릉 지역의 학생들을 라이벌로 생각하기 보다는 서울, 경인 지역 등과 견줄 수 있는 인재가 양성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긍정적인 사고로 조기 진로 및 진학지도에 신경을 써준다면 좋은 인재 육성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중·고등학교 교장 출신이라서 초등교육 사정에 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원주교육은 저 혼자 이끄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중등교장 출신이지만 교육지원과장님은 초등교장 출신입니다. 또한 행정지원과장님도 계시기 때문에 보완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20년 넘게 원주에서 근무하다보니 초등교장 선생님들도 많이 알고 초등교육 환경은 두루 알고 있는 편입니다.
　
원주시에 바라는 점은.

원주시는 올해 교육경비 예산으로 전체 예산의 7%를 집행할 계획입니다. 종전 5%에서 2% 늘어났으니 그만큼 원주시 교육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또 원창묵 시장이 재임기간 중 매년 1%씩 상승시켜 최고 10%까지 올리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교육가족, 학부모, 원주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21일의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21일 동안 무언가에 꾸준히 집중하면 뇌에서 거부반응이 없어지고 무의식적 습관이 드는 것입니다. 습관을 들이면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원주의 교육이 발전되려면 교육가족 모두가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뒷받침해줘야 합니다. 학교와 가정에서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가진 영재성을 발굴하고 키워나가면 지역인재로, 나아가 나라를 대표하는 인재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고향에서 교육장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받았습니다. 지역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교육장이 되기 위해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원주교육은 저 혼자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주민들께서 많은 관심과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담: 오원집 편집국장 정리: 박동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