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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공존공생이 해법
2011년 03월 14일 (월) 최혁진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정책위원 wonjutoday@hanmail.net
   

옛말에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내 눈에는 피눈물이 흐른다고 하였다. 남을 해하고서 잘되는 법은 없다는 뜻일게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한국사회는 그동안 남의 눈에 그것도 아주 많은 서민들의 눈에 눈물방울이 맺히게 하면서 역으로 승승장구해 왔다. 학자들은 자본주의에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고 말한다. 그 가운데 한국사회가 선택한 자본주의는 타인의 아픔과 희생에 무감각하고 돈에 무제한의 권리를 보장하는 아주 극단적인 형태였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정부와 민간영역을 막론하고 서민들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희생시켜 이윤을 축적하고 위기를 해결하는 방식이 일상화되어 버렸다.

오랜 잘못된 역사적 관행이 우리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내려 버린 것이다. 개발독재의 성과가 수많은 노동자들의 희생위에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1997년 구제금융이란 국가적 위기의 순간에도 정부와 사회는 비슷한 해법을 선택하였다.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통해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았고 카드남발을 통해 서민들을 빚쟁이가 되도록 하였으며, 비정규직을 확대하여 가까스로 거대기업들을 존립시킬 수 있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건에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인 경제적 공황상태를 야기하였을 때에도 정부와 소위 이 사회의 리더그룹이 선택한 해결방식은 서민들을 희생시키는 것이었다. 감세와 고환율정책은 가뜩이나 어려워진 서민경제에 또다시 폭탄이 되어버렸다.

그 결과 거대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위기에 대처하여 큰돈을 벌어들인 모양인데 밑바닥은 한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그리고 그토록 많은 서민들의 고통에 힘입어 위기를 넘긴 거대기업들은 어처구니없게도 거대유통사업을 무차별적으로 확대하면서 서민들의 팍팍한 삶을 더욱 옥죄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면서 승승장구하는 사회 시스템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나는 이미 그 한계에 도달해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사회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처한 형국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남의 나라 이야기이고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는 지도자도 찾아보기 힘들다. 사회적 공공성은 사라져가고 서로에 대한 신뢰도 무너져가고 있다.

무엇보다 만일 또다시 위기가 온다면 이번에는 누구를 희생시킬 것인가. 우리 사회에는 이제 더 이상 희생을 감수할만한 서민들이 남아있지 않다. 그들에게 지금보다 더한 희생을 강요한다면 그야말로 사회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 이 시대는 근원적인 변화를 다시 말해 인간과 사회를 존중하는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을 시급하게 요구하고 있다. 타인을 희생시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보살피며 함께 나아가는 협동의 사회, 공존공생의 사회가 절박하게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의 몬드라곤, 이탈리아의 에밀리아로마냐 주, 캐나다의 퀘백처럼 보다 일찍 이러한 방향으로 전환한 지역들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들은 수십년 전부터 밑바닥을 보듬고 보살피며 성장하는 소위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발전 전략을 선택해왔다. 그 결과 대단한 재벌은 없지만 모두가 풍요롭고 안전하며 안심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실현해내고 있다.

사면초가의 상황 그야말로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여 원주는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 낡고 구태의연한 방식을 다시 반복하는 것은 반드시 실패로 귀결될 것이다. 이제야말로 밑바닥을 보아야 할 때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서민들의 삶을 제대로 개선할 것인지 진정성을 가지고 자문해야 한다. 이들과 공존공생하며 나아갈 길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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